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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간호사에 대한민국이 빚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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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준 신부, '소록도 천사 간호사'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추진

김연준 소록도성당 주임 신부

김연준 소록도성당 주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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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마리안느(83)와 마가렛(82), 이 두 간호사에게 대한민국이 엄청난 빚을 졌다. 이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것이 그 빚을 갚는 길이다."

사단법인 마리안마가렛 이사장인 김연준 소록도성당 주임 신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1962년과 1966년 각각 소록도에 들어온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40여년 동안 한센병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였다"며 "그들은 맨손으로 한센인들의 상처 피고름을 닦아주고 연고를 발라주면서도, 월급도 받지 않고 자원봉사활동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본명이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와 마가렛 피사렉(Margareth Pissarek)인 두 간호사는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땅을 밟아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단 한 푼의 보상도 없이 빈손으로 살다가 2005년 11월21일 편지 한 장만을 남긴 채 소록도를 떠났다.

김 신부는 "두 사람은 소록도에 뼈를 묻고 싶어 했지만, 마리안느가 대장암 치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국인 오스트리아로 돌아갔고 마가렛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시립 양로원에서 치매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그들은 수녀가 아니라 자원봉사자 자격의 간호사였기 때문에 40여년간 월급을 받지 않았고, 연금을 비롯한 어떤 혜택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72세, 71세 나이로 오스트리아로 돌아갔을 때 국립소록도병원 관계자들은 '수녀님들이니 이제 노후를 편안하게 수녀원에서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고국에서 친척들의 도움 외에는 어떤 보호를 받기 어려웠다"며 "소록도 사람들이 그리스도왕시녀회 소속이었던 두 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수녀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수녀로 알려졌다"고 부연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자원봉사 뿐 아니라 고국 제약회사들에 편지를 보내 한센병 특효약을 가져왔고, 소록도 안에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한센인들을 위해 정신병동, 결핵병동, 맹인병동, 목욕탕, 영아원을 지어 줬다. 완치된 한센인들이 사회에 진출하면 이들의 종료를 가리지 않고 경제적 지원에 나섰다. 소록도에서 결혼해 정착할 때에도 정착 자금을 모두 마련해 주기도 했다.

김 신부는 "수녀가 아닌 간호사라는 본래의 호칭을 찾아드림으로써 더 크고 위대한 삶을 산 두 분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면서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100년 역사에서 사랑과 봉사 부분에서 가장 위대한 분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두 분에 대한 기억을 정리해야 하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지난 9일 두 간호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위원회 위원장직을 김황식 전 총리에게 요청했고, 김 전 총리는 흔쾌히 수락했다. 김 전 총리 부인 차성은 여사의 할아버지인 고(故) 차남수씨는 1960년 6월부터 1961년 1월까지 제11대 국립소록도병원장을 지낸 인연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명예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 신부는 위원회가 구성되면 전남도, 오스트리아 티롤주 등과 함께 후보 추천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한편, 이낙연 총리는 이날 저녁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공무원, 공무원 가족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관람한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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