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보수적으로 회계 처리한 결과
예상보다 적자폭 줄어 대손충당금 이익으로 환산돼
상반기 수주실적은 '조선 3사' 중 가장 저조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지난 4년 간 매년 적자를 낸 한화오션 이 올 상반기 8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기록한다. 2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공적자금을 지원받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과거 회계를 보수적으로 처리한데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적용된 이후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 4342억원으로, 조선업 호황인 2000년대 초반에도 분기 5000억원을 넘지 않았다.
이번 '어닝서프라이즈'는 업황 회복에 따른 결과물이라기 보단 회계상 착시에 가깝다. 회계법인이 과거 모든 손실 가능성을 반영해 보수적으로 회계를 처리하면서 생긴 착시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3분기 3000억원, 4분기 1조2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회계상 손실로 반영했다. 연간 실적을 흑자에서 적자로 정정했던 과거의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처리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 깜짝 실적을 냈지만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수주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실적은 조선 3사 중 가장 저조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약 12억 달러(11척)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22억5400만 달러(17척), 삼성중공업 51억 달러(15척) 보다 적다. 이들 보다 많은 수주잔량 덕에 내년까진 버틸 수 있지만 올 한해 수주 약세는 2019년 이후 회사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각각 206억원, 15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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