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김 장관의 모두 발언 전문.
그러나 오늘은 시국의 엄중함과 사안의 심각성 때문에 의례적인 인사조차 생략하고자 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채 안 됩니다. 아직 일부 각료는 임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연일 핵과 미사일로 벌이는 북한 당국의 무모한 도발로 인해 한반도 안보상황이 어느 때보다도 불안정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내 민생 치안에서 한 치의 빈틈조차 보이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그 최일선에 여러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복무해야 할 여러분이, 오히려 국민들께 걱정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경찰에 대한 질타로 국민의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경찰에게는 오랜 숙원이 있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입니다. 형사 사법 체계의 혁신을 통해 국민의 인권을 획기적으로 신장하기 위한 일대 개혁입니다. 국민들의 요구는 또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때문에 사회 곳곳에 ‘갑의 횡포’가 만연해 있습니다. 국민들은 상처받고 분노하고 좌절하면서 사회 정의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국민들을 제일 먼저 마주치고 위로하고 보호해야 할 책무가 바로 12만 경찰 여러분들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그것이 국민들이 간절한 바람이고 시대정신입니다. 국민들은 우리 경찰이 인권 경찰로 거듭나는 모습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국민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태가 참으로 부끄러운 것은, 그래서 저나 경찰 지휘부 여러분이 고개를 들 수 없는 것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이름으로 당부 드리겠습니다.
오늘 이후 이번 일의 당사자들은 일체의 자기주장이나 상대에 대한 비방, 반론 등을 중지하여 주십시오. 개개인이 생각하는 억울함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 제 책임 하에 철저히 조사해 밝혀내고 잘못 알려진 것은 바로 잡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시각 이후에도 불미스런 상황이 되풀이 된다면 국민과 대통령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여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그 책임을 묻겠습니다.
오늘은 긴급하게 소집된 경찰 지휘부 회의이고, 사안이 사안인 만큼 지금까지의 의례적인 회의 방식을 떠나 먼저 당사자들의 신상 발언을 듣겠습니다. 그러고 난 뒤에 제가 국민들께 몇 말씀 다시 올리겠습니다. 두 분이 국민들께 각자 겸허한 마음과 앞으로의 각오를 진지한 마음과 자세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2017년 8월 13일
행정안전부 장관 김부겸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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