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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나간 교사 수급정책, 거리로 나오는 '임고생들'

최종수정 2017.08.12 08:58 기사입력 2017.08.12 08:57

전국 사범대 이어 교대 학생들도 대규모 집회
오늘 청계천서 중등 임용시험 준비생들 집결
'1교실 2교사제' 반대…"기형적 기간제 없애야" 주장도


서울교대를 비롯한 전국 10개 교대와 초등교육과 학생회가 모인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학생들이 1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 교대생 총궐기' 집회를 열고 교원 임용 확대와 정부의 장기적인 교원 수급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전국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 학생들,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임고생)들이 연일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예년 같으면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교 교단에 설 꿈을 키워온 학생들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임용시험 준비에 매진할 시기이지만 올해는 선발예정 인원이 턱없이 줄어들면서 '임용절벽'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간제교사의 정규직 전환 및 영어회화전문·스포츠 강사의 무기계약직화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곳곳에서 쌓였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말인 12일 오후 4시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는 중·고교 교사가 되기 위해 중등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모여 정부가 안정적인 신규 교원 수급정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전국 중등 예비교사들의 외침' 등 온라인을 통해 모인 이들은 "무분별한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인해 교육계에 정유라가 양산돼서는 안된다"며 기간제교사 및 강사들의 정규직화와 무기계약직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는다.

이들은 또 "내년도 임용시험 선발예정 인원 가운데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목 담당교사 티오는 500명 가량 준 반면, 영양이나 상담, 보건 등 비교과 교사 티오는 약 1000명 증원된 것은 비교과 증권을 위해 교과 티오를 축소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교과 티오가 최소한 작년 수준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시각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는 유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마찬가지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진다. 이들은 유아 교육의 중요성과 공립유치원 확대, 유치원 교사 충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서울교대를 비롯한 전국 10개 교대와 초등교육과 학생회가 모인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학생들이 1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 교대생 총궐기' 집회를 열고 교원 임용 확대와 정부의 장기적인 교원 수급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전날인 11일에는 전국 10개 교대와 3개 대학 초등교육과 학생들이 소속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 교대생 총궐기' 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약 5000명의 학생들은 특히 '1수업 2교사제' 졸속 도입 등 단기 대책 철회하고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수립과 함께 학급당 학생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일 발표된 2018학년도 공립 초등교사 선발 예정 인원을 놓고 서울교대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사 선발 인원을 늘릴 방안으로 '1수업 2교사제' 조기 도입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교대생들은 한 수업을 교사 2명이 동시에 진행하면 학생들이 혼란스럽고 비정규직 강사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또한 반대하고, 정부가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을 다시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초등교사 임용 축소에 화난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들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들 교대생과는 별도로 전국 24개 사범대 학생회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당국이 중등 임용시험 선발예정 인원을 늘려 줄 것을 요구했다.

사범대 학생들은 "학교폭력의 해결, 학생 참여형 수업 등 학교에 요구되는 역할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펼쳐야 할 정책은 교원 감소가 아닌 교원 확충을 통해 교사 1인당 학생수 및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기간제교사의 비중이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휴직 교사를 대체하는 '임시' 자리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사실상 '상시' 자리가 되고, 사범대를 졸업한 예비교사들이 정책적으로 정교사를 뽑지 않아서 기간제교사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형적인 구조로 운영되는 현재의 기간제교사 제도를 없애고 일시적 결원으로 인한 대체수요 이외에는 기간제교사 채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24개 사범대 학생회 학생들이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등 임용시험 선발예정 인원을 늘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날 오전에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소속 기간제교사들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에 발맞춰 기간제교사 4만6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교사를 확충하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단체는 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당국이 학령인구 감소와 비인기 과목의 교사 수 감소 등 충분히 예측 가능한 교원 수급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이같은 혼란을 키워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 지역 한 사범대학 교수는 "과거에도 TO 문제를 놓고 교대생들이 크고 작은 집단행동을 한 적은 있지만 올해처럼 각 분야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한꺼번에 증원을 요구하며 반발하기는 처음"이라며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인 교원 수급 계획을 통해 최소 3~4년 앞서 선발 인원을 예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회원들이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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