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全大 첫 전장은 호남…安·千 광주격돌

鄭, 국회서 당 혁신방안 대담회 개최 "사당화 대신 당원 중심 시스템 구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가 10일 당 대표 선거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불붙고 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등 당권 주자들은 후보등록 후 첫 일정으로 당의 심장인 광주에서 진검승부를 벌였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후보등록 절차를 완료했다. 안 전 대표는 후보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위기 상황인 만큼 이번 전당대회는 혁신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후보등록이 끝난 후 곧장 광주로 이동했다. 안 전 대표는 "당원들을 직접 보고 말씀드릴 것"이라며 "제가 지금 나서는 것이 적절한지, 누가 당의 지지율을 올릴 수 있을지, 누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인 고른 득표로 당의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당원들이 판단해 주시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천정배 전 공동대표도 이날 광주를 찾아 맞불 작전에 나섰다. 천 전 대표는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에 대한 비판과 함께 당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며 '끝장토론'을 제안한 천 전 대표는 11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후보등록을 할 계획이다.

양 주자가 이처럼 후보등록일 첫날부터 광주를 찾은 것은 호남지역이 가진 비중과 상징성이 적지 않아서다. 현재 국민의당 소속 현역의원 중 다수, 당원 24만명 중 절반 이상이 호남에 집중돼 있다.

한 당 관계자는 "당의 조직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다른 지역과 달리, 호남은 당원 숫자도 많고 조직기반도 비교적 탄탄하다"며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인 여론이 존재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전 대표도 최근 자신의 전국정당화 주장이 '탈(脫) 호남'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 대해 적극적인 해명을 내놓는 등 구애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전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감상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것이야 말로 왜곡이자, 분열을 위한 사람들의 책동"이라고 밝혔다.

당권 주자 중 하나인 정동영 의원 또한 이날 오전 대리인을 통해 후보등록을 마쳤다. 정 의원은 후보등록 직후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리더십 ▲개혁적 정치 노선 ▲당 혁신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대담에서 국민의당의 위기상황에 대해 "사당화의 그늘이 깊기 때문"이라며 "당의 시스템을 당원 중심주의에 입각해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거 구도가 1강(안 전 대표) 2중(천 전 대표, 정 의원)으로 재편되면서 당내 비안(비안철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주장도 점차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앞서 비안계 의원들은 수 차례 회동을 통해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 해 왔다.

천 전 대표와 가까운 박주현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후보 단일화는 시간의 문제지 무조건 해야 한다고 본다"며 "(안 전 대표의 출마라는)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인데, 이를 위해 가장 안전한 길을 가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