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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 대책 일주일]경매시장선 실수요자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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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줄고 20~30대 젊은층 사라져
자금 풍부한 투자자로 대체
관망세 확산…아파트 낙찰가율 61%→50% 하락


부동산 경매가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

부동산 경매가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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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정부가 8·2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자 실수요자들이 경매 시장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전 부동산 경매가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 209호. 입찰마감 시간을 10여분 앞둔 오전 11시가 되자 경매법정 내부는 빈 의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뒤쪽에 서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약 80명이 결과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경매법정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유모차나 아기를 안은 엄마는 눈에 띄지 않았다. 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그동안 내 집 마련을 목적으로 응찰에 나섰던 실수요자들이 경매장을 찾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경매법정을 찾고 있다는 한 50대 여성은 "지난해 초만 해도 유모차를 끌고 온 아기엄마나 신혼부부로 보이는 20~30대의 젊은 사람이 많았다"며 "아파트ㆍ빌라 등의 지속적인 물건 감소에 따라 이들도 줄기 시작하더니 8ㆍ2 대책 이후엔 아예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수요자들의 빈자리는 비교적 자금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채우고 있었다. 대출 없이 자금마련이 가능해 정부의 대출 조이기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매를 시작했다는 60대 남성은 "통장에 1억원 정도가 있고 약 5억원을 대출 없이 마련할 수 있다"며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해 실수요자들이 빠져나간 지금이 나에겐 기회"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의 참여 감소에도 불구하고 경매법정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낙찰 열기는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 입찰 마감시간이 지나서도 입찰 봉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곳곳에 보였다. 입찰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강모씨는 "8ㆍ2 부동산 대책이 나오고 처음으로 경매 법정에 온 거라 오늘은 분위기를 좀 보고 있다"며 "사람이 여전히 많지만 이들 중에는 나처럼 분위기만 살피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격 상승기대감에 감정가를 웃도는 입찰액을 써내던 응찰자들이 이제는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같은 관망세는 실제 수치로도 나타났다. 이날 서부지법에 진행된 주거시설 경매 29건 중 37.9%(11건)만 낙찰됐다. 낙찰률이 지난달(49.0%)보다 11.1%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평균 응찰자수도 같은 기간 7.7명에서 2.9명으로 급감했다. 이달 전체적으로 봐도 비슷하다. 7월 61.3%였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이달 들어(8일까지) 50.0%로 떨어졌다. 평균응찰자수도 12.6명에서 5.6명으로 줄었다.

응찰자가 줄며 낙찰 경쟁이 주춤해지자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낙찰받은 사례도 나왔다. 서대문구 홍제동의 전용면적 29.4㎡의 다세대주택의 경우 감정가(1억5000만원)의 42% 수준인 6268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단 한 명이었다. 감정가가 1억3000만원인 마포구 합정동의 다세대는 9410만원(낙찰가율 72%)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가격은 보합, 경쟁률은 하락하고 있는데 투자자 혹은 자기자본비율이 부족한 응찰자들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며 "시세변동이 심해 입찰가격을 정하기 어려운 점도 입찰 포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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