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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정치]극중주의·안중근·선당후사…안철수, 당대표 출마 키워드 셋

최종수정 2017.08.05 04:03 기사입력 2017.08.04 11:30

키워드마다 논란 일어

▶極中主義
블레어, 마크롱?…신조어!
"무대에 오를 마음만 앞서"
수사적 유희 즐겼다는 비판

▶안중근
"어디다 대고 안중근인가"
같은 순흥 안씨…안창호·안희정도 종씨

▶선당후사
지난 탄핵 정국에서 보수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유제훈 기자] 3일 심야 연쇄 회동 끝에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문에선 눈에 띄는 세 개의 단어가 등장했다.
'극중(極中)주의'와 '안중근' '선당후사'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단어들에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한국 정치의 현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극중주의. 극우도 극좌도 아닌 치우침 없는 중도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안 전 대표도 "좌우 어디에도 경도되지 않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며 이를 언급했지만 논란이 일고 있다.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를 들고 나와 수사적 유희를 즐겼다는 비판 때문이다.

한 라디오방송 진행자는 "(안 전 대표가) 무대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만 앞서 '극중'에 빠진, 관객이 외면한 주연배우는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극중주의는 기자회견 직후 온라인 오픈 사전에도 등재됐다. 관련 항목으로는 '기회주의' '회색분자' 등이 꼽혔다.

일각에선 어원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급진적 중도주의'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행보에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비판적 견해가 앞선다.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은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후 노동개혁 등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정책과 노선을 답습하면서 오히려 지지율이 큰 폭으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가 회견문에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밝힌 대목도 회자된다.

안 전 대표는 대선 출마를 가시화한 지난 3월 서울 중구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방문해 "(그의) 평화사상과 계몽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안중근 의사를 가리켜 "집안의 어른"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경북 영주 순흥면을 본관으로 하는 순흥 안씨다. 도산 안창호, 안희정 충남지사도 같은 성씨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란이 된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안중근 의사의 이름을 거론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어따 대고 안중근 의사인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속 보이는 이런 비유를 국민이 제일 식상해하고 싫어하는 거 모르는가. 내뱉는다고 다 말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에 대해선 아예 "비극적 코미디"라고 규정했다.

회견문에 등장한 '선당후사'라는 표현도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탄핵 정국 당시 보수 정치인들이 즐겨 썼던 탓이다.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해야 한다'며 옛 새누리당의 분열을 전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 정치인들을 겨냥해 종종 사용됐다.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고,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를 내세워 친박계 인사의 탈당을 촉구했다.

정치인들이 고비마다 즐겨 쓰던 이 단어가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주로 책임을 묻거나 회피할 때 쓰이던 표현이 대선 패배와 제보 조작 사건의 책임론이 지워진 안 전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는 데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안 전 대표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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