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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극중주의' 깃발에…"수사적·명분용"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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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가치 모호하다", "실패한 노선", "명분 쌓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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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새 정치노선으로 '극중주의(極中主義·Radical Centrism)'를 꺼내들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의 극중주의가 여전히 모호성에 휩싸여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안 전 대표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새 노선과 관련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 되는 일들에 매진하는 것, 중도라는 극도의 신념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극중주의"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이날 사용한 극중주의는 정치권이나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다. 다만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 체제 하 신노동당의 '제3의 길', '급진적 중도주의' 등 자유주의(우파)와 사회민주주의(좌파)를 절충하는 관점에서 형태적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좌·우 극단의 대립을 넘어 치열하게 문제 해결의 정치로 나가자는 내용을 보다 구체화 한 것"이라며 "극중을 내세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당선 된 것 처럼 극중주의는 전 세계적 차원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극중주의 역시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태일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은 "안 전 대표가 그동안의 모호함을 넘어 새로운 노선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나, 극(極)이나 중(中)은 속도나 방향일 뿐 가치가 될 수 는 없다"며 "예컨대 일자리 문제와 관련한 시장실패, 국가실패를 뛰어넘는 방안 등 구체적인 가치에 입각한 그림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은 "마크롱 대통령이 좌·우파가 아닌 중도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집권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집권 후 내용을 보면 노동개혁 등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정책과 노선을 답습하면서 오히려 지지율이 큰 폭으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장 기획위원은 이어 "한국에서도 이미 2000년대 초반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신자유주의·노동유연화 등을 골자로 하는 '제3의 길' 노선이 주목 받은 바 있다"며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면 극중주의는 철지난, 조선시대 성리학을 꺼내 대안이라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당내에서는 극중주의가 사실상의 '명분쌓기' 아니냐는 의심섞인 눈초리도 있다. 한 비(非) 호남권 의원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국민의당은 지난해 탄핵 정국부터 이번 추가경정(추경)예산안 정국까지 중도 노선에 입각해 각종 정책이슈를 주도 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본인(안 전 대표)이 문제인데 이를 왜 노선의 문제로 비화시키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현역의원도 "당권 도전용 명분 만들기 아니겠느냐"고 일갈했다.

한편 안 전 대표가 극중주의 노선을 제기하면서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는 치열한 노선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력 당권주자인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중도개혁'에 방점을 찍은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날 SBS에 출연해 안 전 대표의 극중주의가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바른정당과의 관계로 개혁·입법연대로 발전시켜 개혁의 선봉에 서는 개혁주도정당이 될 때 국민의당이 다시 일어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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