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정치세력 두텁게"…안철수發 연대론 점화되나

"외연 확장 해 전국정당化" 주장…정체성·노선논쟁 시작될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3일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외연 확장론'을 꺼내면서 향후 바른정당과의 연대·연합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 할 지 관심사다.

안 전 대표는 연대론에 대해 "너무 앞서나가는 이야기"라고 제동을 걸었지만, 연대·통합론은 곧 당의 존립과도 연계된 문제인 만큼 전당대회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 정치적 그릇을 크게하고, 같이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며 "외연을 넓혀 전국정당으로 우뚝서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가 지칭하는 외연 확장이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내지는 통합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당의 정체성·노선과 관련해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연대 대상을 더불어민주당으로 할 것인가, 바른정당으로 할 것인가, 또는 당의 정체성을 중도·개혁으로 설정할 것인지 중도·보수로 설정할 것인지 등이 대표적이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당내에서도 중도·진보성향을 보이고 있는 정동영 의원,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당이 좌향좌 할 가능성이 크다"며 "창당 초의 목표였던 제3의 길, 중도·보수로의 외연확장을 위해서는 안 전 대표의 등판이 절실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내 5당의 정치지형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이해관계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자유한국당 사이에 끼어있는 국민의당으로서는 외연을 확장해 제3세력을 만드는 것이 절실한 과제고, 원내4당으로 존재감 상실 위기에 처한 바른정당으로서도 더 적극적인 캐스팅보터 역할을 위해선 국민의당과의 연대가 필요한 까닭이다. 특히 양당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이 존폐기로에 설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공유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설에 대해 "모든 것은 당내에서 함께 생각하고, 정체성을 함께하도록 하는게 정말 중요한 점이라 본다"면서도 "우리 생각에 동의하는 정당들과 우리 뜻이 관철될 수 있게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안 전 대표는 본격적인 연대·통합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너무 앞서나간 얘기"라며 "정말 중요한 것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당의 지향점을 확립하고, 그 방안에 따라 다른 정당을 설득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실제 연대론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당의 최대 지지기반이자 물적 기반인 호남이 중도·진보성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양당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상충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야권 의원은 "바른정당은 이미 대선 전 특정 국민의당 인사들을 거론하면서 연대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들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한 당에 대선주자가 2명인 복잡한 상황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