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월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본인의 뇌물공여 등 혐의 재판에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15일 박 전 대통령과의 3번째 단독 면담 내용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게 “당시 대통령이 ‘JTBC가 왜 정부를 비판하나’라며 10분 가까이 홍 회장에 관한 불만을 말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굉장히 강하게 얘기하셨다”고 답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정확한 문구는 기억나지 않지만 (홍 전 회장을 두고)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면 그럴 수가 있나’라며 ‘이적단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강한 불만을 얘기하셔서 저는 ‘계열이 분리된 지 오래됐고, 독립된 언론사다’라며 ‘제게 손위분이어서 말씀드리기 힘들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인 2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누구와 어떻게 내 얘기를 하고 다니는 줄 모를 것 같나, (홍 전 회장이) 정치에 야망이 있는 것 같은데 삼성이 줄을 대는 것이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런 상황을 자세히 언급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흥분하셨고, 얼굴이 빨개지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 JTBC 제일 큰 광고주 아니냐’고 하셔 제가 할 말이 없었다. 더 대꾸 해봤자 화만 돋우는 일이 될 것 같았다”며 “정확한 시간이 기억 안 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대화 끝 부분을 JTBC 얘기만...(하셨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같은 이 부회장의 진술을 근거로 “독대에서 나온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했다는 뜻 아닌가”라고 지적했지만, 이 부회장은 “우리에게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것을 설명해야만 했다”고 답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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