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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 공사중, 오 신이여 어쩌란 말입니까 '미완의 건축물' 세계 best5

최종수정 2017.08.02 04:10 기사입력 2017.08.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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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방해하고, 운명이 허문 미스터리 공간의 비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가상의 제품이 마치 완성을 앞둔 것처럼 발표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베이퍼웨어'는 건축에도 기묘하게 적용된다. 미완의 예술일까, 인간의 한계일까. 이들 건물의 완공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다. 사진 = La Sagrada Familia

아직 개발되지 않은 가상의 제품이 마치 완성을 앞둔 것처럼 발표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베이퍼웨어'는 건축에도 기묘하게 적용된다. 미완의 예술일까, 인간의 한계일까. 이들 건물의 완공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다. 사진 = La Sagrada Familia


예술사에서는 ‘초벌과 걸작 사이’에 주저앉은, 거장들이 남긴 미완의 작품을 주목한다. 미완의 사유까지 거슬러 올라가 작품의 불완전성이 주는 미묘한 정서를 읽어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은 건축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까?

거장의 죽음 또는,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건설이 중단되며 좀처럼 완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세계의 미완성 건축물 다섯 곳을 들여다봤다.


아직도 건설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대성당의 위용을 자랑하는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 사진 = Cathedral of Saint John the Divine

아직도 건설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대성당의 위용을 자랑하는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 사진 = Cathedral of Saint John the Divine


①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

미국 뉴욕 맨해튼 북쪽에 위치한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은 1892년 첫 삽을 떴지만 아직도 완공까지 33년이 남은 말 그대로 ‘대성당’이다.

1887년 미국 성공회 소속 헨리 포터 주교의 주도로 1888년 설계안을 공모한 뒤 1892년 12월 27일, 사도 요한 축일에 맞춰 공사를 시작한 성당은 19세기에 시작돼 20세기를 거치는 동안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공사가 중단되자 완공일이 차츰 미뤄지기 시작했고, 지난 2001년 12월 성당 내 화재가 발생, 복구에만 7년을 쏟아 부은 뒤 다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원을 포함한 총 면적이 약 50,000㎡, 실내 면적은 11,200㎡로 8천 명이 동시에 입장해 미사를 볼 수 있으며 완공될 경우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성당이 된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은 공사 과정의 비리문제와 부실공사를 이유로 재공사에 돌입, 현재까지도 개항이 연기된 상태다. 사진은 2016년의 브란덴부르크 공항 내부 모습. 사진 = Flughafen Berlin Brandenburg GmbH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은 공사 과정의 비리문제와 부실공사를 이유로 재공사에 돌입, 현재까지도 개항이 연기된 상태다. 사진은 2016년의 브란덴부르크 공항 내부 모습. 사진 = Flughafen Berlin Brandenburg GmbH


②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

독일 베를린에 건설 중인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은 5년째 개항이 지연되며 ‘다음달 공항’이라는 굴욕적 명칭을 얻었다.

유럽 중심권역의 대도시이자 통일 후 독일 수도가 된 베를린엔 당초 테겔, 쇠네펠트, 템펠호프 공항까지 3개의 국제공항이 있었다. 비효율적 운용과 누적 적자로 인한 문제로 통합 신 공항 건설 논의가 나오면서 2006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국제공항(BBI) 사업단이 발족했고, 이에 따라 템펠호프 공항은 폐쇄, 쇠네펠트 공항과 테네 공항은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이 개항하면 흡수될 예정이다.

하지만 2012년 6월 개항 예정일에 수하물 보안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개항을 미루기 시작해서 2017년인 지금까지도 개항을 못한 상태. 독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공한 건설 당시 비리로 인한 숱한 설계 변경과 공사비 증액이 있었음을 건설 당시 공항 기술직으로 근무한 내부 고발자가 폭로해 공사과정의 부패 추문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지난 6월 19일 독일 연방하원 교통 상임위원회 마르틴 부르케르트 위원장은 dpa 통신과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브란덴부르크 공항의 개항은 힘들 것으로 본다”고 밝혀 내년에도 개항이 난망한 상황임이 알려졌다.

아시아 최고층 건물을 목표로 착공된 북한의 류경호텔은 1990년대 북한의 경제난과 맞물려 몇차례의 공사재개와 중단을 반복한 끝에 현재 외관은 완성됐으나 내부공사는 진전 없이 방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skyscrapercity

아시아 최고층 건물을 목표로 착공된 북한의 류경호텔은 1990년대 북한의 경제난과 맞물려 몇차례의 공사재개와 중단을 반복한 끝에 현재 외관은 완성됐으나 내부공사는 진전 없이 방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skyscrapercity


③류경호텔

북한 평양시 보통강구역에 우뚝 선 류경 호텔은 화려한 외관과 달리 텅 빈 실내구조로 지난 2012년 CNN go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추한 건물 1위’로 언급된 문제적 건물이다.

1987년 착공된 류경호텔은 당시 서울의 63빌딩을 본 김정일 위원장이 경쟁적으로 건설지시를 내렸다는 풍문이 있었는데, 실제 착공 당시 아시아 최고층 빌딩이던 일본 도쿄의 선샤인 60(240m)과 서울의 63빌딩(274m)보다 더 높은 100층 건물 건설 지시에 따라 330m, 지상 101층/지하 4층 규모의 빌딩 설계안이 평양도시설계연구소와 백두산건축 연구원을 통해 제작됐다.

1987년 8월 프랑스 기술과 자본을 도입해 착공된 류경호텔은 북한의 경제난과 맞물려 1990년 공사대금 체불과 계약 불이행으로 해외 기술진 전원이 철수하며 무기한 작업 중단 사태를 맞았다. 이후 이집트와 홍콩, 아랍 에미리트의 투자를 바탕으로 외장 공사는 마무리 했지만 내부공사는 심각한 자재난으로 거듭 연기되다 오늘까지 방치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135년째 건설 중이며,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완성도를 CG로 구현한 모습. 사진 = 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 영상 캡쳐

135년째 건설 중이며,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완성도를 CG로 구현한 모습. 사진 = 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 영상 캡쳐


④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자리 잡은 가톨릭 대성전으로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설계 하에 1882년 착공, 135년째 건축 중인 건물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참회를 위해 성당 건설을 계획한 가우디의 설계로 착공된 건물은 그가 죽은 1926년 이후 1936년 발발한 스페인 내전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1950년대에 재개됐고, 그가 남긴 불완전한 설계도를 해석해 카탈루냐 지방 건축가들의 참여로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완공기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금까지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미완의 성당 건축비가 관람수익에서 오고 있고, 완공되는 순간 유럽의 흔한 성당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가우디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 완공 목표 계획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성당은 2010년 11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축성을 받아 대성당에서 준대성전으로 승격됐다. 현재 완성된 부분은 지하 성당과 중앙 지하실로 설계도에 따라 건물이 완공될 경우 성당의 면모는 현재와는 또 다른 구도를 갖게 된다. 가우디는 생전 이 성당 공사가 오래 걸릴 것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듯 “이 성당은 천천히 다라나지만, 오랫동안 살아남을 운명을 지닌 모든 것은 그래왔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고딕 초기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시에나 대성당은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경쟁도시 피렌체에 대항해 더 크고 높은 세계 최대 성당 건축을 목표로 신성당 건축에 나섰으나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시민 다수가 사망하고, 도시 재정이 위기를 맞아 당시 증축 흔적이 벽체로 남아있다. 사진 = wikipedia

이탈리아의 고딕 초기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시에나 대성당은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경쟁도시 피렌체에 대항해 더 크고 높은 세계 최대 성당 건축을 목표로 신성당 건축에 나섰으나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시민 다수가 사망하고, 도시 재정이 위기를 맞아 당시 증축 흔적이 벽체로 남아있다. 사진 = wikipedia


⑤시에나 대성당

이탈리아 시에나에 세워진 시에나 대성당은 고딕양식을 잘 간직한 건물로 1229년에 착공돼 미완의 상태로 오늘까지 남아있는 작품이다.

중세 조각가로 명성을 떨친 니콜라 피사노의 설계로 1229년에 착공돼 아들 조반니의 주도로 1317년 회당과 내진의 건설을 마쳤으나 도시가 번영함에 따라 경쟁도시였던 피렌체보다 더 큰 성당을 갖기 위해 대대적인 개축공사에 돌입했다. 1339년부터 시작된 신성당 건축작업은 1348년 전염병 페스트가 도시를 휩쓸며 시민의 60% 이상이 사망하고, 재정이 악화됨에 따라 중단 돼 당시 개축계획의 일부였던 거대한 벽체만 오늘까지 남아 당시의 계획을 증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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