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진통제로 자주 쓰이는 아스피린이 자간전증(임신중독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에 이어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의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이정훈·강원대병원 이민종 교수팀은 2002~2015년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18~85세 만성 B형간염환자 1674명를 대상으로 아스피린 복용여부를 대조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간암의 원인이 되는 만성 B형간염의 간암 발생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만성 B형간염은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간암 발생을 줄인다고 밝혀졌지만 그 효과를 더욱 크게 할 필요성이 있었다. 만성 B형간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간세포 손상이 반복돼 간경화와 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혈소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이 혈소판 기능을 억제시켜 염증을 줄인다는 기존 동물실험에서 착안해 이와같은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아스피린의 경우 우려했던 출혈 위험이 크지 않으면서 간암 발생 위험을 절반이상 낮출 수 있었다"며 "기존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함께 간암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자간전증(임신중독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자간전증이란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소변에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나타나면서 손, 다리,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의 하나이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 태아의학연구센터(Research Center for Fetal Medicine)소장 키프로스 니콜라이데스 박사 연구팀은 자간전증 위험이 있는 임신 여성이 150mg짜리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자간전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헬스데이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체중, 자간전증 가족력, 당뇨병, 혈압, 난소 동맥 박동지수, 태반 성장인자 등 자간전증 위험인자들을 종합평가해 자간전증 위험이 큰 임신 여성 177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니콜라이데스 박사는 말했다.
임상시험은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그리스, 이스라엘의 13개 산부인과 병원에서 시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거의 반반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임신 11~14주에서 최장 36주까지 매일 아스피린 150mg을, 다른 그룹엔 위약을 투여했다. (아스피린의 표준용량은 325mg이며 '베이비 아스피린'이라고 불리는 81mg짜리도 있다.)
전체적으로 자간전증 발생률은 아스피린 그룹이 13명으로 대조군의 35명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37주 이전에 조산한 여성의 경우, 자간전증 발생률은 아스피린을 복용한 여성이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62% 낮았다. 임신 34주 이전에 조산한 경우도 아스피린을 복용한 여성이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자간전증 발생률이 82% 낮았다.
이는 아스피린이 만기 출산만이 아니라 조산한 여성에게도 자간전증을 막아주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니콜라이데스 박사는 설명했다. 아스피린은 또 자간전증이 자간증으로 발전할 위험도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간전증이 증세가 심해 자간증으로 발전하면 경련, 혼수상태로 산모와 태아가 위험해질 수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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