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건설사와 부동산 임대업자가 저축은행,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역대 최대로 늘었다. 저금리 장기화에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렸지만, 지난해 말부터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은행권의 여신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중소형 건설사와 대출 취약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 비은행 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2015년 4분기(4.6%) 플러스로 전환된 뒤 작년 3분기 6.9%로 상승했다. 이어 4분기 21.6%로 급증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가계부채 억제 조치를 시작하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집단대출에 대한 상환능력심사제가 도입되고 분양보증 공급 일시 중단되는 등 정책 리스크 요인이 늘었다. 여기에 건설사 회사채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중소 건설사의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임대업의 비은행 대출도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1분기말 잔액이 28조6144억원을 기록 1년 전보다 43.0%(8조6011억원) 증가했다. 작년 1분기 전년대비 증가폭(22.9%)이 20%대로 올라선 비은행권의 부동산 임대업 대출은 2분기 23.8%, 3분기 29.3%, 4분기 38.8%로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부동산 임대업 대출은 60세 이상의 중·장년층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그 규모도 증가했다. 은퇴를 했거나 준비 중인 세대가 노후대비를 위해 임대수익을 마련하기 위해서 수익형 부동산을 장만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자영업자들의 부동산 관련 대출 등도 일부 포함돼 있다.
건설업과 부동산 임대업 비은행 대출 증가율은 비은행의 전체 산업대출 증가세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다. 작년 3분기부터 비은행 산업대출의 전년대비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올라서긴 했지만 올 1분기 기준으로 10.3%에 머무르고 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금융기관은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이같은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건설사와 임대업자의 상환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지난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 통계를 보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14.60%로 예금은행(3.47%)의 4.2배 수준이다. 특히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시 채권보전을 연대보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경기가 악화될 경우 부실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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