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중기대출 45.6兆 늘어 '점유율 1위'…하지만 신용대출 비중은 '뚝'
28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최근 7년새 기업은행 중기대출자산이 93조1000억원(2010년말 기준)에서 올해 2분기 138조7000억원으로 약 1.5배 성장한 가운데 증가분 45조6000억원의 68.7%(31조3424억원)가 담보대출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대출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대출 비중은 39.9%에서 34.5%로 쪼그라들었다. 2010년 당시에는 신용대출 비중이 담보대출보다 더 높았으나 2013년 역전된 뒤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대출 용도가 사업장 부지 매입이나 설비투자 등 시설자금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담보대출비율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때문에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및 대출재원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은행 자본금 및 적립금 총액의 20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을 지급보증해 왔다. 올 상반기 기준 기업은행의 중금채 발행잔액은 87조9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은행은 수년째 22%대 중기대출 시장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담보ㆍ보증 위주의 중기대출 행태를 지적하며 "금융권이 효율적 자금중개 역할에 미흡했다"고 경고했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사명을 띤 기업은행조차 이처럼 안정적 담보대출 위주로 중기대출을 취급해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이 같은 여신정책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위 산업금융과 관계자는 "기업대출이 전반적으로 담보에 집중되는 추세여서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신용대출을 집행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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