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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55>혈관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최종수정 2017.07.28 09:30 기사입력 2017.07.28 09:30

김재호 한양대 겸임 교수
[아시아경제 ]건강에 치명적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도 그 출발은 동맥경화나 혈전, 고혈압과 같은 가벼운 혈관질환(생명이야기 54편 참조)인데, 혈관질환은 음식이나 호흡을 통해서 들어온 어떤 물질들이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혈관에 쓰레기처럼 쌓일 때 생긴다. 이러한 쓰레기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자연치유 시스템에 의해 어느 정도 처리되지만, 쓰레기가 처리용량을 초과하면 문제가 된다.

쓰레기더미를 만드는 첫 통로는 음식이다. 원래 음식을 먹는 이유는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서이지만, 이 본질적인 이유보다는 오히려 맛이나 취향, 분위기, 유행, 원활한 사회생활과 같은 다른 이유로 선택할 때가 더 많다. 이렇게 선택하는 음식에 필요한 영양소가 적절히 들어 있으면 좋겠지만, 어떤 영양소는 부족하고, 어떤 영양소는 넘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혈관에 많은 쓰레기를 남기는 음식으로는 설탕이 으뜸이다. 설탕은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데, 주로 간에서만 이용되는 과당이 간의 대사능력을 넘어서면 사용되지 못한 대부분의 과당은 지방으로 바뀌어 혈관 속에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증가시키고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며, 지방간, 당뇨병, 비만과 같은 각종 만성질환을 일으킨다(생명이야기 20편 참조).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저밀도(LDL) 콜레스테롤도 혈관에 많은 쓰레기를 남긴다. 동물성 지방에 많이 들어 있는 포화지방은 실온에서 고체로 존재하며 쉽게 굳는 특성이 있어 혈관 벽에 달라붙거나 덩어리를 만들어 혈관을 막기 때문에 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며, 혈액 속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높여 혈관질환을 가속시킨다(생명이야기 18편 참조).

불포화지방인 식물성 지방에 수소와 중금속 촉매를 넣어 만들어지는 트랜스지방은 유해한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유익한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같은 혈관질환과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지방침전물(플라크)을 만들어 혈관을 좁고 굳게 만들어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생명이야기 18, 19편 참조).
과다섭취한 소금도 혈관 속 쓰레기더미를 키운다. 피 속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수분을 흡수하는 소금의 성질 때문에 수분량이 증가하여 혈압이 올라가는데, 혈압의 상승은 혈관 벽의 근육을 두꺼워지게 하여 혈관 내부가 좁아지므로 혈압은 더욱 상승하여 고혈압으로 발전한다. 위암발생을 증가시키고, 골다공증과 신장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생명이야기 30편 참조).

음식 가운데 혈관에 많은 쓰레기를 남기는 것으로 알콜을 빼 놓을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1년 동안 전 세계 사망자의 5.9%인 330만명이 알콜 때문에 죽는데, 그 가운데 1/3은 혈관질환과 당뇨병으로 죽는다. 알콜이 혈관을 막으면 필요한 조직에 산소가 부족하여 심장은 더 열심히 일해야 하기 때문에 혈압을 높이기도 한다(생명이야기 31, 32편 참조).

성인의 반 이상이 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비만 가운데 하나 이상을 앓고 있으며, 혈관질환 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는 1990년부터 5년마다 음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는데, 설탕과 포화지방은 각각 소요 칼로리의 10%, 소금은 하루 5.9g, 알콜은 성인 남성은 표준 음주량(15g)의 2배, 성인 여성은 표준 음주량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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