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모시문화 한자리에…모시짜기 특별전

8월2일부터 9월24일까지
‘동아시아 모시의 역사와 전승 현황’ 컨퍼런스

액주름(경기도박술관 소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내달 2일부터 9월 24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2층 기획전시실에서 ‘한국과 일본의 인류무형유산, 모시짜기’ 특별전을 연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4호 한산 모시짜기와 일본 중요무형문화재인 오지야 지지미(기존 모시를 개량해 17세기 개발한 모시), 에치고 조후(일본 니가타현 시오자와 지방에서 생산되는 고급 모시 직물) 직조 기술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각각 2009년과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됐다.

특별전은 한국과 일본의 ‘모시짜기’ 종목의 유네스코 등재 의미를 살펴본다. 또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여름 옷감이자 전통 의생활 속 대중적 옷감으로 널리 이용된 모시와 모시 직조기술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특별전은 한국 의생활 속 모시, 한국의 인류무형유산, 한산모시짜기, 한산모시와 다양한 직물들, 한국의 모시 길쌈문화 등 ‘한국의 모시’와 일본 모시의 역사와 문화, 일본의 인류무형유산, ‘일본 모시’로 주제를 나눴다. 전통 베틀을 비롯한 직조 도구들과 모시로 지은 출토 복식, 장인들의 손으로 만든 직물들도 함께 살펴본다.

한국 모시로는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의 불복장(불상 안에 넣어두는 부장물) 유물 중 모시 직물 조각(국보 제282호/8월 15일까지 전시), 고려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요선철릭(허리에 선 장식이 있는 겉옷) 재현품, 조선 9대 임금 성종의 증손인 선성군 이흠(1522∼1562)의 묘에서 출토된 모시 액주름(베로 만들어 겨드랑이 아래 주름이 잡혀 있는 옷) 등을 소개해 예로부터 여름 복식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었던 모시 직조의 전통과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에치고 조후 직물(오가와 마사요시 제작), 오지야 지지미 직물(오지야시 교육위원회 소장), 오지야 지지미 견본책(오지야시 교육위원회 소장), 염색 도구들(스즈키보쿠시기념관 소장) [사진=문화재청]

또한 이웃나라 일본의 모시문화 소개를 위해 예로부터 모시로 유명한 일본 니가타현(과거 에치고 지방) 지역 고유의 모시인 ‘오지야 지지미’와 ‘에치고 조후’를 만드는 다양한 도구들과 에도시대 상인들이 사용한 모시 직물 견본책, 일본 모시 직물과 기모노, 지지미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도 소개한다.

전시장 안에는 체험 행사도 마련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모시 조각보를 꾸미고 인쇄해 상자를 만들어 보는 ‘모시 조각보 상자 만들기’ 체험과 천연 염색 재료들을 직접 만져보는 체험, 눈밭 위에서 일본 모시를 표백하는 모습을 생생한 가상현실(VR)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특별전과 연계해 ‘동아시아 모시의 역사와 전승 현황’을 주제로 국제컨퍼런스가 내달 2일 국립무형유산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아시아 모시의 역사와 모시 직조기술, 현재의 모시 전승 현황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와 더불어 한국과 일본 전승자들이 모시짜기 과정을 직접 실연한다.

한국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4호 한산모시짜기 방연옥 보유자와 고분자 전수교육조교가, 일본은 오지야 지지미·에치고 조후 기술보존협회 강사인 타카나미 아케미, 오가와 노부히사가 모시 째기(모시 원료인 태모시를 가늘게 쪼개는 작업), 무늬 만들기, 모시 직조 과정을 행사 현장에서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의 인류무형유산, 모시짜기’ 특별전 관람과 국제컨퍼런스 참석은 무료이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이나 전화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