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에서 손을 떼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머니그램 인수 건 외에도 CFIUS가 추가로 4건의 중국 기업 M&A 승인을 지연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무분별한 '차이나 머니' 유입을 경계하고 있다는 명백한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한 중국 기업은 미국의 무선 공유기 사업에 눈독 들였다가 세 번의 시도 끝에 CFIUS 문턱을 넘지 못해 계획을 철회했다. 딜로직이 중국 통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액 2210억달러 가운데 미국은 660억달러에 달했다.
엄중한 분위기를 간파한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그룹 회장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는 최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의 요청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자산 매각 후 부채 우려를 씻어 내고 국내에서 다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SJ는 익명의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자국 기업의 해외 M&A 옥죄기는 사실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승인 아래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단순한 자본 유출 우려에 따른 통제가 아닌 민간 기업의 경영에 당국이 언제라도 개입할 여지가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중국 당국자는 WSJ에 "이들(민간 기업)이 과도한 차입에 의존해 무분별한 해외 M&A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행여 거래가 삐걱거리면 중국 금융권 전체의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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