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 "금융권 보신주의 개선해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1일 금융권의 보신주의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진 원장은 이날 금감원에서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를 열어 "우리 금융산업이 양적, 질적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국민 경제 차원에서 성장에 상응할 정도의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선 일부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원장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담보대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신용대출도 우량차주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져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차주 대출비중과 규모가 하락하고 있다"며 금융권의 보신적 여신관행을 질타했다.

실제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에서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말 52.0%에서 올해 3월 말 56.2%로 증가했다. 은행권의 비우량 차주 신용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32.4%에서 27.6%로 줄었다.

진 원장은 "중금리 가계 신용대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전체 가계 신용대출107조4000억 원의 0.5%에 불과하다"며 "금감원은 앞으로 우리 금융산업이 본연의 자금중개자 역할을 발휘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진 원장은 "현재까지는 가계대출 규모가 금융회사에서 연초에 자율적으로 수립한 계획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 문제는 국민의 주거안정과 소득증가 측면도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대출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되, 실물 부문의 대책 또한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선 "현재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와 주채무계열 재무구조평가에 대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라며 "은행들이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신용위험평가에 따라 금융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기업에 대해 정책적 지원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의 이슈인 'IFRS(국제회계기준) 17' 도입과 관련해선 "보험회사 경영과 감독의 근간이 바뀌는 것"이라며 "자본확충이나 시스템 개발 수요가 일시에 몰리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