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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어요 트럼프, 한국車는 꺾이고 미국車는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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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의 대표적 불공정 무역으로 車 지목한 美 대통령, 팩트 체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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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 자동차 산업이 보호무역주의 암초에 부딪혔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자동차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 사례로 철강과 함께 자동차를 지목했다. 그러나 한미 FTA 이후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감소한 반면 한국이 수입한 미국 자동차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대미 수출, 2016년 관세 철폐 후 10% 감소= FTA 합의에 따라 한국은 미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발효 전 8%)를 2012년 발효 즉시 절반(4%)으로 낮췄지만 미국은 한국 자동차 관세(2.5%)를 협정 발효 후 4년간 유지했다. 이후 2016년에야 양국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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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의 미국 수출량은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69만3736대에서 2016년 96만4432대로 64% 늘었다. 그러나 단계적 관세 철폐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FTA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긴 어렵다. 국산차의 대미 수출량과 수출 금액은 발효 후 2.5%의 관세가 유지됐던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81.3%, 100.3% 늘어난 반면 관세가 없어진 2016년에는 오히려 2015년보다 9.5%, 10.5%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차는 한국 수입량이 크게 늘어 한미 FTA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FTA 발효 후 지난해까지 미국차의 한국 수입량은 2만8361대에서 6만99대로 급증했다. 수입금액 역시 7억1700만 달러에서 17억3900만 달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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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미국차 수입 증가율(339.7%)은 전체 수입차 증가율(158.8%)의 두 배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한국 시장에 들어온 수입차가 전년보다 8.3% 줄었음에도 미국차는 22.4%나 늘었다. 올해 1∼5월의 경우 우리나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액은 65억1000만달러와 25억3000만달러로 각각 8.5%, 14.9% 감소했다.

양국 대표 자동차 기업의 실적도 엇갈린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33만644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실적이다. 기아차도 9.9% 줄어든 29만5736대를 파는 데 그쳤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미국 포드의 익스플로러는 6월 한 달에만 역대 최고인 790대를 팔아 누적 판매 2만대를 앞두고 있다. 캐딜락도 5, 6월 두 달 연속 200대 이상을 팔았다. 미국 자동차의 상반기 내수판매량은 981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도 7.5%에서 8.3%로 높아졌다.

◆ 현대차, 민간 최고 사회공헌 금액 미국에 지원 = 미국이 비관세장벽으로 꼽은 연비규제와 수리이력 고지도 과도한 규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연비 규제는 ℓ당 17㎞로, 미국(16.6㎞)보다 높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18.1㎞를 적용하고 있고 일본도 미국보다 높은 16.8㎞다. 수리이력 고지는 미국 36개주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제도를 이미 시행 중이어서 한국차도 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 비교하면 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현지 투자와 고용에서 한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을 앞선다.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30여년간 현대차그룹계열사와 부품업체들은 103억달러(누계)를 미국에 투자했고 3만여명의 직접고용과 8만5000명의 간접고용(미국 딜러의 고용)을 달성했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며 미국에서의 판매부진에도 불구하고 2021년까지 31억달러를 투자하고 현대차 2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미국 내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인 소아암환자 치료 지원에 1억3000만달러(약 1482억원)를 기부했다. 이는 미국 내 관련 민간기금으로는 최대 규모다. 반면에 한국GM은 GM의 글로벌 사업 전반의 구조조정 여파로 수출 물량이 줄고 내수 판매마저 감소하며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다.

◆관세 재부과시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 미국이 한미 FTA를 불공정 무역으로 꼽으며 재협상을 요구한 만큼 재협상을 진행할 경우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재협상을 통해 관세가 재부과될 경우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만약 관세 재부과가 시행된다면 국산차의 대미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측면에서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미 수출 관세(2.5%)가 재부과된다고 가정할 때 현대기아차의 비용증가 요인이 각각 1600억원, 1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양사 영업이익의 3~5%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관세 부과보다는 다른 것을 요구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미국이 자동차의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이면에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의 기술표준에 대한 요구가 있을 수 있다. 2007년 협상할 때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은 협상 테이블에서 빠졌었다"면서 "미국산 부품을 사달라는 요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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