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재벌기업 완다그룹에 철퇴

"투자규정 어겼다"…6개 인수협상 문제삼아 M&A 자금줄 차단

중국 최대 갑부인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그룹 회장(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중국 당국이 자국 부동산 재벌기업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에 철퇴를 가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완다가 2012∼2016년 진행한 해외 기업 인수 건 가운데 6건이 해외 투자규정을 위반했다며 국영 대형 은행들에 자금을 지원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문제가 된 것은 미국의 대형 극장 체인 AMC엔터테인먼트와 카마이크시네마, 영화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 영국의 요트 제작업체 선시커인터내셔널, 유럽 최대 극장 체인 오디언앤드UCI, 북유럽 극장 체인 노르딕시네마 등 여섯 건이다. 이 가운데 오디언과 노르딕시네마는 아직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완다는 미국의 월트디즈니보다 나은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꿈꾸며 세계 엔터 기업 싹쓸이 쇼핑에 나선 업체다. 애초 부동산 사업으로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부자 기업 반열에 오른 완다는 최근 몇 년 사이 해외 영화사와 극장 체인을 무서운 속도로 사들였다.

중국 경제의 중추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레저산업이 중산층 성장과 맞물려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 아래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중국 당국은 아직 인수 협상 중인 오디언과 노르딕시네마 건에 대해 자금조달을 막거나 외환 관련 승인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압박할 계획이다. 인수가 마무리된 네 건과 관련해서는 은행이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중국 내 그 어떤 상장 사업체에도 자산을 주입하지 못하도록 막을 방침이다.

게다가 완다의 중국 내 사업 구조조정이나 자금 투입을 제한하고 완다가 중국 내 기업 자산을 팔려 들 경우 승인해주지 않을 계획이다.

규제 당국자는 지난달 20일 대형 은행 경영진과 직접 만나 이처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완다가 테마파크와 호텔 사업 등을 632억위안(약 10조5000억원)에 부동산 개발업체 룽촹(融創)으로 넘기기로 한 최근 합의도 영향 받을 듯하다.

중국 최대 갑부인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0일 테마파크 완다시티, 쇼핑센터, 호텔 등으로 구성된 완다의 13개 문화ㆍ관광 프로젝트 지분 91%와 호텔 76개를 경쟁사 룽촹에 매각한다고 깜짝 발표한 바 있다.

왕 회장은 이번 매각 대금을 모두 채무 상환에 쓸 예정이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