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대 객단가가 낮 대비 2배 가까이 높아…현실 무시하는 논리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편의점 시장을 둘러싸고 '24시간 운영' 체제에 대한 논쟁이 불붙고 있다. 임대료와 함께 인건비가 손익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한 만큼, 가맹 본사 주도로 운영 시간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야간 영업시간대의 높은 객단가 등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3만5000여개의 편의점 가운데 약 80% 가량이 24시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 7000개 정도의 점포만이 영업적자, 입점 형태를 이유로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다. 가족경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점포에서는 점주가 직접 고용하는 아르바이트생이 24시간 영업을 지탱한다. 전날 발표된 최저임금 인상에 전국 편의점 경영주들이 우려를 나타내는 이유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의 아르바이트생의 인건비는 전체 매출이익의 약 30%, 매출액의 약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이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관련 비용은 내년부터 16.4% 증가하겠지만, 야간 미영업점이 늘면 실제 부담은 그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같은 판단이 현실적인 영업환경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상당부분 자율화가 진행됐지만, 매출 등을 이유로 점주들이 24시간 영업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편의점에서 가장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자정에서 새벽 1시 사이"라면서 "가격대가 높은 안주 및 주류, 숙취해소음료 등이 판매 돼 객단가가 낮 대비 2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절기에 따라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바뀌면서 시간대별 매출도 변화가 있는데, 이를 일괄적인 시간대로 규제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CU는 19시간 운영을 원칙, 24시간 운영을 선택사항으로 하고 있지만 전체 평균과 유사한 80%의 매장이 24시간 영업중이다. GS25 역시 24시간 운영을 원칙이 아닌 협의사항으로 두고, 점차 자율 운영의 여지를 확대해가는 추세다.
다만 24시간 운영 여부에 따라 전기세를 비롯한 본사의 영업지원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등 구조적 차별정책은 재검토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배분 이익을 위해 본사가 24시간 점포 비중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정책은 점주들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