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밀착 외교' 행보를 이어 갔다.
시 주석의 독일 방문은 이번이 취임 후 두 번째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 주요국과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중국이 전략적 연대 기회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르켈 총리의 교수 남편인 요아힘 자우어가 전날 시 주석 부부와의 만찬에 배석하는 등 독일 측에서도 각별함을 드러냈다. 자우어 교수가 메르켈 총리의 정상 외교 현장에 모습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이튿날 시 주석과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찬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G20 정상회의 의제를 포함해 양자 경제 협력 강화 등 공조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 우선주의'와 함께 보호무역을 천명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둘은 자유무역 지향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판다와 축구도 외교 매개체로 등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시 주석과 중국이 독일에 건넨 판다 곰 한 쌍이 베를린동물원에 정식 입주하는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올림픽경기장을 찾아 양국의 청소년 축구 교류 현황을 확인했다. 시 주석은 "이들 판다가 양국 우호의 새로운 대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시 주석은 독일 방문에 앞서 '더욱 아름다운 세계를 위해'라는 제목의 현지 일간 디벨트 기고에서 올해 중국과 독일 수교 45주년을 기념해 양국 간 관계 발전은 전체적으로 순조롭고 실질적 협력이 긴밀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양국이 세계의 동요를 진정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며 국제 이슈 대처에서 공조를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서로 시장을 더 많이 개방하길 희망한다"면서 "언젠가는 전면적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를 투자협정이 조속히 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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