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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삼성 美 가전 공장 설립…'달래고 띄우고 강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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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 가전공장 4300억 투자…JY 승부수 통했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압박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삼성은 반전카드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28일(현지시각) 이뤄진 삼성전자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 가전공장 '투자의향서(LOI)' 체결은 정치·경제·외교의 종합변수가 고려된 결과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한 화답이면서도 삼성전자의 미국 내 가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고심 끝에 내려진 삼성의 승부수였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규 공장 설립을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를 얻었고, 삼성은 발 빠르고 유연한 대응으로 사업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삼성전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카운티 가전공장 개요

삼성전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카운티 가전공장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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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방미 선물 위해 막판까지 고심 = 지난 2월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생큐 삼성!' 트위터를 날렸다.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건설 계획을 전한 언론 보도를 보며 삼성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20일 공식 취임한 지 2주 만에 특정 기업을 직접 거명했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했던 트럼프 입장에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도 있었다. 표면적으로 삼성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물밑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다가올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후보 지역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은 언제든 틀어질 수 있었고, 다양한 변수에 따라 조정될 수 있었다.

지난 2월을 전후로 공장 설립이 급물살을 타기까지 최고경영진의 전략적인 판단과 결단이 뒤따랐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방미 기간에 맞춰 미국 공장 LOI 체결식이 진행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종 후보지는 막바지까지 고심하다 최근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는 미국 워싱턴으로 넘어가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아주지사와 현지 공장건설 LOI 서명식을 했다. 투자액은 3억8000만 달러(약 4300억원), 현지 고용 규모는 950명 수준이다. 애초 예상됐던 투자액 3억 달러, 고용 규모 500명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측은 "지역 내 숙련 인력, 운송망 인프라, 지역사회와 기업 간 원활한 파트너십 등을 고려해 뉴베리 카운티를 공장 설립지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28일(현지 기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윌라드 호텔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앞줄 왼쪽)와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뉴베리 카운티 삼성전자 가전 공장 설립 투자 의향서(LOI)에 서명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린지 그라함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상원의원.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국 법인장.

28일(현지 기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윌라드 호텔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앞줄 왼쪽)와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뉴베리 카운티 삼성전자 가전 공장 설립 투자 의향서(LOI)에 서명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린지 그라함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상원의원.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국 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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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부재에서 유사한 상황 오면…걱정" = 삼성전자는 뉴베리 카운티 공장에서 내년 상반기부터 세탁기 생산라인을 가동할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가전 시장 점유율에서 17.3%로 1위를 차지했다. 신규 공장이 가동하면 미국 내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삼성측은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인 월풀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에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려는 '일석이조' 포석이라는 평가도 있다.

윤부근 대표는 "이번 미국 내 생활가전 생산거점 확보를 계기로 현지 사업 확장은 물론 글로벌 가전 트렌드를 선도하는 미국 소비자와 기술자, 혁신 기업들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문 대통령의 경제외교 성과가 필요한 시점에 순방 지역인 미국 워싱턴에서 LOI 체결식을 가짐으로써 방미 분위기를 띄웠다. 한미 양국 정상의 정치·외교적인 협력 관계 조성에 기업이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가전 공장 설립 과정을 보면 투자를 둘러싼 오너의 상황 판단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 오너 부재의 현실을 고려할 때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과감한 결단과 순발력 있는 대응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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