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센터 출점규제 풀어야 다수 고용 확보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1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9월에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은 오픈 이후 5000여명의 직접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했다. 특히 투자 및 공사가 진행되면서 파급된 간접고용 효과는 약 3만4000명으로 추정된다. 8월 중순 오픈 예정인 스타필드 고양도 약 30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점쳐진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1순위는 일자리 늘리기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확충과 근무시간 단축 등 일자리 나누기가 핵심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매출 10억원당 고용 효과(취업유발계수)의 경우 서비스업이 16.7명, 제조업이 8.8명으로 서비스업이 약 2배 높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재화를 10억원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직접적인 취업자수와 다른부분에서 간접적으로 고용되는 취업자수를 합친 것이다. 같은 성장이라면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일자리를 두 배 더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0년(2006~2015년)간 제조업 일자리는 35만개 늘었지만, 이 기간 서비스업 일자리는 이보다 9배나 많은 316만개 늘어났다.
문제는 그동안 만들어진 서비스 일자리의 질이다. 지난해 발간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OECD 국가의 경우 평균 70%를 넘지만, 한국은 60% 미만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이 제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4년 OECD의 평균적인 서비스산업 생산성이 제조업 생산성의 90%인 데 비해 한국은 45%였다. 서비스 산업 일자리 대부분이 저임금인 탓이다. 선진 7개국(G7)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대 시점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이 노동시간당 평균 약 28달러 수준인 반면, 한국의 경우 2010년 이후 줄곧 약 20달러 안팎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먼저 풀고, 단계적으로 근로자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생산성이 높은 금융과 법률, 통신, 의료 등에서 고부가치 산업의 문턱을 낮추고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10대 공약 중 하나인 복합쇼핑몰 출점 제한도 마찬가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이 한개 출점할 때마다 통상 50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서비스산업은 경제성장의 한축인 내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국내 경제에서 수출ㆍ생산ㆍ투자 지표가 뚜렷하게 살아나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한 이유도 서비스 산업의 빈약한 체력에서 비롯됐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의 국회 통과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법안은 서비스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5년 단위) 수립, 중점 육성 서비스산업 지원, 불합리한 규제 개선 등을 통해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게 골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30년까지 일자리가 최소 15만개, 최대 69만개 생길 것으로 추정한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맞지만 방법론에서 민간부분 일자리가 많이 나와야 한다"면서 "하지만 기존의 서비스 부분은 질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인 만큼 이를 보완하는 정책적 고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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