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사용량 줄인 고온·고압 화력발전소 보일러 개발
'초초임계압 발전소'는 30년 전 대비 유해물질 85% 줄여
[창원=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그랜저도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연비가 향상되는 것처럼 화력발전소도 마찬가지다. 30년 전 1세대 화력발전소 대비 올해 짓고 있는 3세대 화력발전소는 유해물질 배출량이 85%나 줄어들었다."
최근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만난 송세철 상무는 "화력발전소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오해"라며 이렇게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발전소 주설비 생산업체로 화력발전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이번주 초 발표한 에너지정책에서 석탄화력발전소의 신규 건설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와 국제 환경 정책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는 이유 때문이다.
비결은 보일러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다. 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보일러는 높이만 110m에 이른다. 이 보일러가 만들어내는 증기의 압력과 온도가 높을수록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석탄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증기 상태에 따라 전기를 만들어내는 터빈 구동력이 결정된다. 과거엔 석탄을 많이 넣어 증기의 압력과 온도를 높였지만 이젠 보일러 자체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석탄 사용량을 감소시켜 미세먼지 원인인 유해물질 배출도 줄이는 원리다. 이런 보일러가 들어간 화력발전소를 '초초임계압(Ultra Super Critical)' 발전소라고 부른다.
현재 창원 두산중공업 내 보일러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것도 이 '초초임계압' 발전소에 들어갈 제품이다. 축구장 3개를 합친 크기의 공장에서는 경남 고성군 하이면에 건설되는 고성하이화력발전소에 들어갈 보일러 튜브를 생산하고 있다. 고합금강으로 만든 짧은 막대기 모양 튜브들은 줄지어 자동용접 됐다. 시설 한켠엔 이 과정을 거친 20m짜리 U자 튜브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고성하이화력발전소처럼 1000MW짜리 대형화력발전소 보일러에 들어가는 튜브 길이만 500km에 달한다. 이 튜브의 역할은 온도는 600도, 압력이 265㎏/㎠에 이르는 증기를 터빈으로 보내는 것이다.
노후화력발전소라고 오염물질을 줄일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탈질설비, 아황산가스를 제거하는 탈황설비, 연소가스에 함유된 분진이나 검댕같은 물질을 정전기력을 이용해 포집ㆍ제거하는 전기집진기가 최종 수비수"라며 "국내 화력발전소들도 이런 시설을 장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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