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북한에 억류됐다가 고향에 돌아온 지 엿새 만에 숨을 거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그의 모교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장은 웜비어가 다녔던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시의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에 마련됐다. 웜비어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친구들과 마을 주민 등 약 2500여명이 추모행렬을 이었다.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롭 포트먼 상원의원(공화) 등 상ㆍ하원 의원들,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고위 인사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웜비어 송환에 주도적 역할을 맡았던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웜비어의 부모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유대교 랍비인 제이크 루빈의 주관으로 웜비어의 형제들과 친구들이 추도사를 하면서 장례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후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인 신시내티로 돌아온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인 19일에 결국 숨을 거뒀다. 웜비어의 사망 소식은 미국인들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고, 미국인들에게 북한 체제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웜비어의 죽음으로 교섭 가능성을 타진해왔던 미북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1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북은 억류 미국인 석방 문제를 논의하면서 접촉 창구를 만들어볼 생각이었다"면서 "그러나 웜비어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이제는 미북 간 관계 진전을 바랄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