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30년 넘게 니트 의류를 만들어 온 아버지와 의상 디자인 전공자 아들의 시너지.
국내에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고 파리 S모드 디자인 코스를 밟은 조 대표는 2013년 주위의 금전적 도움 없이 200만원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본인이 갈고 닦은 디자인 역량을 쏟아 아버지의 니트 기술을 재해석, 고급 의류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니트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보면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고 믿었다"며 "화려한 디자인보다 몸에 맞는 우아함과 합리적 가격, 이른바 '웨어러블 럭셔리'가 도달점"이라고 강조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입소문을 타고 매년 50% 이상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갤러리아와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의 팝업스토어에도 잇달아 들어섰다. 한남동에서 자체 운영하는 쇼룸에는 일반 손님은 물론 해외 바이어들까지 찾아왔다. 이런 가운데 조 대표는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신진디자이너페어에서 바이어 선정 창의성 부문 1위에 올랐다. 이어 미국 라스베이거스 '캡슐' 전시회에 참여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다졌다.
주력 아이템은 시기마다 다르지만 니트 티셔츠와 가디건, 재킷 등이 인기다. 겨울에는 20~30만원대 가격의 니트 아우터들이 매출 상승세를 특히 이끄는 중이다. 계절 시즌 별로 10개 정도의 스타일만 내놓는 전략도 럭셔리 이미지를 강화시킨 요소다. 조 대표는 "최고급 니트 원단을 놓고 사업자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의류 디자인에 따라 적합한 소재를 찾아서 적용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제이리움은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최상 등급 원사만 사용한다.
향후 비전은 글로벌 각국으로의 진출 및 고객층 확대다. 중장기적으로 여성 니트 브랜드를 새로 선보이는 전략도 검토한다.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수록 사업 확장은 자연스레 이뤄진다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다. 해외에서의 제이리움 니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니트'로 요약된다. 조 대표는 "실적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알려가는 게 우선"이라며 "니트가 주는 즐거움을 글로벌의 다양한 고객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