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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사회]이념 싸움에 볼모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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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국정교과서 강핼 갈등
정권 바뀔때 마다 혼란 되풀이


[함께하는 사회]이념 싸움에 볼모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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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년간 우리 교육계를 관통한 대표적인 이념 대립의 사례였다.
박근혜정부는 역사교과서 검정제가 도입된 지난 2002년 이후 교과서 서술 방향이 편향됐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국정교과서 역시 우편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과 절차마저 비밀리에, 비상식적으로 진행되면서 더 큰 국민적 반감과 공분을 샀다.

정부가 강행해 온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업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추진동력을 잃은 이후에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됐다. 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 각종 오류가 발견되고 이번엔 친일·우편향 논란이 제기됐지만 일부 수정을 거쳐 인쇄에 들어갔고, 국·검정 혼용 방침과 연구학교 지정 등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려는 듯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교육당국은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 보냈고, 국정교과서는 결국 문재인 정부 들어 사흘 만에 폐지 지시를, 3주 후에는 담당부서 해체와 관련고시 개정 등을 거쳐 지난달 말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큰 혼란과 갈등을 겪은 교육 현장은 결국 말 그대로 '이념갈등의 희생양'이 됐다. 당장 내년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로 배워야 할 뻔 했던 현재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또다른 새로운 검정교과서, 아니면 기존에 있던 교과서로 계속 수업을 받아야 할 처지다.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신청했던 경북 경산의 문명고등학교는 세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시민단체, 학교 등이 뒤엉켜 찬반으로 편을 가르는 대혼란을 겪어야 했다.

한 고교 역사교사는 "박근혜정부가 국정교과서를 올바른 역사교과서, 담당부서를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등으로 명명해가며 역사교육 정상화를 외쳤지만 그 자체가 실상은 비정상적인 일이었고, 새 정부 들어서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다시 정상화하기 위해 이전의 모든 정책 결정이 뒤집어졌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역사교육이 정치논리에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며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결정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오히려 정치싸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선거로 선출되는 교육감의 입맛에 따라 앞으로 지역별로 선택하는 교과서가 달라지고 그 내용도 편차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그동안 국정교과서로 인해 교육계가 이념 대립의 장이 돼 왔고, 학생과 교사 모두 혼란을 겪어야 했다"며 "앞으로 사용할 검정교과서 역시 철저히 검증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지난해 12월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사퇴와 교육부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지난해 12월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사퇴와 교육부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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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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