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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글로벌리포트]한일관계에 울고웃는 일본 내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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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현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장

박귀현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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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부터 3일간 도쿄 인근의 마쿠하리멧세 전시장에서는 CJ E&M이 주최하는 K-POP 행사인 'KCON 2017 재팬'이 열렸다. 4만8500명의 한류팬들이 몰려 입장권이 모두 매진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같은 시기 신정부의 문희상 특사가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주요 인사를 만나 한일관계의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 두 이벤트를 바라보는 일본 내 한국인들의 가슴에는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일관계는 지난 10여년간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로 촉발된 한류라는 온탕에서 10년을 보내다가,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요구를 계기로 다시 냉탕으로, 그리고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설치로 이번에는 얼음탕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2015년의 한일 정상회담과 위안부 합의로 다시 온탕으로, 그리고 최근 부산 소녀상 설치와 위안부 합의에 대한 이견으로 다시 냉탕으로 들어가고 있다.
한일 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한일간 경제관계도 곪아가고 있다. 대일 수출은 최고점을 찍었던 2011년 397억달러에서 2016년 244억달러로 5년간 39%나 감소하였다. 특히 일본에서 한류를 대표하는 식품인 김치, 라면, 소주의 수출은 같은기간에 많게는 64%에서 적게는 39%까지 감소하였다.

대일 수출 감소에는 원엔 환율의 영향도 있겠지만 한일관계가 나빠지면 일본 소비자들의 한류식품 수요도 감소한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더 큰 문제는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한국기업과의 거래를 숨기려고 하거나, 더 나아가 '굳이 한국제품을'이라는 생각을 갖는 일본기업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무역협회 도쿄지부가 사무국을 맡고 있는 '주일한국기업연합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주일 한국기업 비즈니스 환경 조사'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일본 내 영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한일 관계'가 매년 1~2위를 차지할 만큼 한일관계는 대일 수출과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과거 한류 열풍이 거셀 때는 주일 한국기업에 취업하려는 일본인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들어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한일관계 악화의 부작용 중 하나다.
일본 내에 거주하는 재일동포들의 어려움도 크다. 한국에 비우호적인 언론보도가 방송을 타면서 동포 자녀들이 학교에서 일본 학생들로부터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 결과, 한국인임을 밝히지 않거나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 귀화하는 동포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 식당과 매장이 집중되어 있는 오쿠보 거리에는 주말마다 극우세력의 헤이트스피치와 위협적인 데모가 벌어지면서 일본인들의 발걸음이 줄고 문을 닫는 식당들도 늘어났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한일관계가 다소 회복되면서 매상이 다시 호전되고 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100만 재일동포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동포들의 비즈니스도 어려워지고, 나아가 한국의 대일 수출과 일본기업의 대한국 투자도 줄어드는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한일 관계는 아주 특수한 관계임은 분명하다.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시장경제체제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면서도 과거사로 인해 충돌과 화해를 반복하고, 여기에 북한과 중국 문제까지 가세하면서 매우 복잡한 고차원의 방정식 문제가 대한해협에 놓여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한일 관계를 보면 결국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피해를 보는 쪽은 대부분 한국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 현안이 원만하게 조속히 해결되어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고, 일본 주재 한국기업과 재일동포들이 마음 놓고 비즈니스를 해나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박귀현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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