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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제로화·로드맵 추진…文 일자리 100일플랜, 실효성있을까

최종수정 2017.06.01 11:10 기사입력 2017.06.01 11:03

일자리위원회, 일자리 100일 계획 발표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문재인 정부가 취임 후 100일간 추진하는 일자리 계획을 통해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고용부담금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그 만큼 우리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은 같은 임금을 받는 원칙을 확고히하고, 비정규직 전환 로드맵도 8월까지 마련한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일자리 100일 계획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1일 통계청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자리인 비정규직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640만명대를 기록했다. 10년전보다 무려 96만명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들의 월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50%대에 불과하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실업자는 치솟는 추세다. 4월 실업자 수는 117만명을 넘어섰고, 실업률도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년간 늘어난 실업자 수는 무려 32만6000명이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청년층이다.
문재인 정부가 취임직후 컨트롤타워인 일자리위원회를 출범하고 고용을 제1국정과제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일자리 문제는 곧 가계소득과도 직결돼 소비위축, 경기침체, 성장률 저하라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계된다. 이른바 ‘일자리 선순환 경제’ 구축이 시급한 셈이다. 새 정부는 우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제로(0), 일자리 확대 기조를 발표하고, 이를 마중물로 삼아 민간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전체 비정규직 644만4000명 가운데 공공부문은 31만여명에 불과하다. 결국 민간부문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3년내 정규직 전환율은 22%에 그쳐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은 54.2%였다.

하지만 기업의 고유 권한인 인사와 고용문제를 정부가 무작정 강제할 수는 없다. 정부는 비정규직 감축 목표를 담은 로드맵을 8월 중 발표한다는 방침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 우려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국정과제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은 단 한해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채 결국 폐기됐다. 로드맵만으로 정책이 힘을 받기란 어렵다.

또한 사회적 합의 없이 특정방식을 밀어붙일 경우 대타협 파기, ‘쉬운해고’ 논란을 일으켰던 양대지침 등 이전 정부의 행보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고 대타협 파기 당시처럼 노사정 갈등만 심화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특히 비정규직이 일정 수준 이상인 대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또 다른 준조세라는 논란이 예상된다. 비슷한 제도인 장애인고용의무제도의 경우 고용 대신 부담금을 내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대목이다.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에 몰려있는 데 비해, 대기업 대상으로만 물리는 점도 실효성에 의문표가 붙는다.

근로시간 단축 등도 이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재계의 반발이 크다. 비정규직 감축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정부의 행보가 자칫 '재벌 때리기'식으로 무게중심을 잃을 경우 오히려 역풍이 우려된다.

재계 관계자는 “상위 20대 기업이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 비율은 2%대에 불과하다”며 “정규직 고용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식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영자총협회는 "정규직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오히려 일자리 규모가 감소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사용사유 제한, 고용부담금제 도입 등은 실태조사를 통해 합리적 수준에서 맞춤형으로 추진하겠다"며 "민간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사회적 합의와 국회입법을 통해 예측성있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부의 일자리 100일 계획이 순탄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공공일자리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민간 고용을 늘리기 위해 전제돼야할 경기활성화 등도 숙제다. 올해 경제성장률 1%대 추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정을 투입해 단기ㆍ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경제·사회의 틀과 체질을 일자리 중심구조로 전환할 것"이라며 "법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조기 입법화하고, 재원이 필요한 과제는 이번 추경부터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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