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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아줌마의 날', "맘충이란 단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최종수정 2017.05.31 11:05 기사입력 2017.05.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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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눈치 보여 아이 데리고 외출도 쉽지 않아"
"맘충 단어, 일부 개인 문제를 편견 강화해 유형화 하는 것"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종업원이 싫어할까봐 주변 손님들이 싫어할까봐 식당이나 카페에 애 데리고 간 엄마들은 앉아 있을 틈이 없어요. 조금이라도 시끄럽게 하거나 의자 위에 신발이라도 신고 올라가면 주변 시선이 어찌나 따가운지. 아이들과 나가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는 많이 부담이 되죠."

아이 셋을 둔 주부 김민정(36·여·가명)씨는 아이와 함께 외출 할 때면 한없이 작아진다며 이처럼 말했다. 평소에 얌전하던 아이가 갑자기 낮잠 투정을 하면서 울 때 가장 당혹스럽다고 했다. 김씨는 이때마다 아이를 안고 재빨리 건물 밖으로 나간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엄마들이 대부분인데 개념 없이 자기 아이들만 생각하는 몇몇 엄마들 때문에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31일은 제18회 아줌마의 날이다. 공식적인 국가기념일은 아니지만 17년 전 기혼여성 커뮤니티 '아줌마닷컴' 회원들의 발의로 만들어졌다. 가족 행사가 많은 5월 가정의 달의 맨 마지막 날을 '아줌마 자신을 위한 날'로 정하고 주체적인 존재로서 나, 가정과 사회 속에서의 아줌마 역할을 스스로 찾고 세상에 알리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올해 18번째를 맞았다.

황인영 아줌마닷컴 대표는 "17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혼여성을 비하하는 사회 인식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요즘엔 '맘충(엄마+벌레)'이란 단어까지 등장해 육아를 하는 여성들을 모두 비하하는데 우리 스스로 바뀌어야 할 부분도 있지지만 사회적 구성원들의 인식이 바뀌고 이를 뒷받침 할 제도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기혼여성들은 일부 여성들의 몰지각한 행동 때문에 외출을 할 때면 심리적으로나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다.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주부 구(37·여)모씨는 "식당 갈 때는 무조건 스마트폰을 보여 준다"며 "일반 카페에 갈 생각은 꿈도 못 꾸고 키즈 카페만 찾아다닌다"고 토로했다. 김모(31·여)씨는 "건물 안 화장실에 기저귀 갈이대가 없어서 한 쪽 구석에서 아이를 유모차에 눕혀 놓고 겨우 기저귀를 갈았는데 사람들이 자꾸만 쳐다봐서 진땀을 흘렸다"며 "아직까지 기저귀 갈이대나 수유시설이 없는 건물들이 많은데 엄마 탓만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혐오 현상과 마찬가지로 맘충도 일부 개인의 문제인데 편견을 강화해 유형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모성 역할을 못할 때 받게 되는 처벌이 크기 때문에 일부 여성들이 극도의 이기심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며 "사회적으로 모성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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