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도수 낮추면 출하량 늘고 제품 원가 줄어
전문가 "알코올 도수 인하 통한 성장 모멘텀 추구 가능성 높아"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참이슬·처음처럼 알코올 도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독한 소주보다 부드럽고 순한 소주를 찾는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도수를 계속 낮춰온 소주업계가 성장 돌파구를 0.1도라도 낮추는데서 찾고 있는 것이다.
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제품 리뉴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코올 도수를 낮춰온 국내 소주업체들이 다시 도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다만 이들 업체들은 도수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15도 이하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추가적인 알코올 도수 하락 없이는 소주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빈병보증금 인상 등으로 음식점 및 소매채널에서의 판매가격이 연초 인상돼 추후 소주 출고가 인상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소주업체들이 알코올 도수 인하를 통한 성장 모멘텀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2001년 23도에 이르렀던 참이슬,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는 2007년 19.5도까지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소주 출하량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08년~2011년까지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알코올도수가 19.5도로 동결될 당시에는 국내 소주 출하량이 132만kl에서 122만kl까지 축소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주 제품의 알코올 도수를 낮추게 되면 주정 사용량이 줄어 제품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게다가 저도주는 현재 소비자들이 찾는 트렌드로, 당분간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저도 신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저도주 최대 격전지는 부산과 경남지역이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각각 16.9도와 16.5도 제품을 이들 지역에서만 판매중이다. 업체들은 도수를 더 낮추는 방안과 함께 부산 지역서 판매하는 제품을 서울 등 전국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것도 함께 검토중이다. 서울에서는 참이슬 17.8도, 처음처럼 16.8도를 판매하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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