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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돈 몰리는 개포동 개발史 이면엔.."權·資의 욕망 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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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浦' 물 드나들던 갯벌동네
요즘 재건축 돈 몰리는 부촌


개포동 주공아파트 일대 전경

개포동 주공아파트 일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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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포(浦)라는 이름이 들어간 다른 동네와 마찬가지로 서울의 개포(開浦)동 역시 과거 갯벌에서 이름을 따왔다. 현재의 개포동 일대는 일본강점기 경기도 구역을 확정하면서 반포리로 됐다 이후 같은 지명이 생기면서 개포로 다시 바뀌었다.
인근에 얕은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수리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탓에 기거는 물론 왕래도 잦지 않은 터였다. 여타 강남권과 비슷하게 1970년대 이후 토지구획정리사업 등 각종 개발사업 붐이 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개포동이 많은 이에게 회자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단 얘기다.

최근 2~3년간 부동산, 특히 아파트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곳을 꼽으라면 단연 개포동이다. 앞서 십여년 전부터 개포동 일대 오래된 아파트는 재건축이 추진돼왔는데, 지난 박근혜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와 맞물리면서 시장에 끼치는 파급력은 배가됐다. 3.3㎡당 4000만원이 넘나드는 고가 아파트 청약에 수만명이 몰렸다. 고가 분양가도 '재건축이 돈이 된다', '당첨되면 앉아서 수천, 수억은 번다'는 심리에 눌린 것이다. 바로 지난해 초 개포동의 한 재건축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흥미로운 건 지난해 이 사건이 과거에도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됐다는 점이다. 1980년대 초반 개포동 일대 주공아파트와 민영아파트를 분양할 당시에도 전국 각지의 '복덕방'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당시 불법 투기수요가 횡행했고 신문 사회, 경제면에선 개포동 일대 업자를 잡아넣거나 각종 정책을 쏟아낸 기사가 여럿이다.
앞서 1970년대 후반 부동산시장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널뛰기를 했고 1980년대 들어선 각종 정책에 따라 침체기미가 뚜렷해졌다. 도심 인구집중에 따른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 주택공급을 정책기조로 삼은 것도 이때다. 1980년 나온 택지개발촉진법(택촉법)에 따라 처음 조성된 아파트단지가 바로 개포동 일대 주공아파트다.

개포 일대가 서울 강남 한 켠에 있으면서도 한적한 분위기를 간직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결과물은 아니다. 1960년대 후반 강남권 개발의 단초가 된 영동 토지구획정리사업이 확장하면서 개포동 일대 역시 순차적으로 개발계획이 잡혀있었다.

그러다 오일쇼크로 재정이 부족해졌고 체비지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개포동 일대를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어버렸다. 이후 개발 붐이 일지만 인근 지주가 득을 볼 일은 없었다. 택촉법에 따라 수용했기 때문이다. 고즈넉한 모습 이면에는 자본과 권력이 얽히고설킨 현대사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같은 면적당 아파트값을 따졌을 때 개포동이 가장 비싼 동네로 꼽힌 건 벌써 십수년 전부터다. 최근 시세를 보면 1㎡당 1666만원으로 압구정이나 반포 같은 한강변 부촌보다 비싸다. 오래된 단지에선 아궁이까지 썼다는 낡은 아파트가 전국 최고가로 꼽히는 건 재건축 때문이다.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인 개포동 일대가 재건축이 끝나면 서울 어느 동네 부럽지 않은 아파트촌으로 거듭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기대가 현실이 될지는 좀 더 두고볼 일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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