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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지원에 여당, 야당이 따로 있나요?"

최종수정 2017.05.20 09:50 기사입력 2017.05.20 07:30

백세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대외홍보팀장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스타트업 지원에 여당, 야당이 따로 있나요?"

지난 18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센터)에서 만난 백세현 대외홍보팀장의 얘기다.

그는 지난 2015년 9월 센터에 입사한 이후 1년 8개월 동안 주말마다 센터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열정 가득한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락했고, 해외 현지 시간에 맞춰 미팅 일정을 확정해야 했다. 그런 노력 끝에 결국 지원했던 스타트업이 계약을 체결했을 때는 자기 일 만큼이나 기뻤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센터가 연루됐다는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백 팀장은 자부심보다 걱정이 커졌다.
그는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은 차은택, 최순실 등과 관련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마치 센터가 국정농단의 주체인 것처럼 여겨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며 "스타트업 지원과 같은 우리가 하는 업무에 대해 문제가 있는 점을 지적하면 받아들이겠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사실이 아닌 내용이 보도 돼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 이후부터는 센터 직원들 상당수가 불안감과 자괴감을 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 계약직 직원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센터를 떠났는데 이런 소회를 털어놨다고 했다. 남아있는 직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업무에 작은 실수라도 있을 경우 외부의 질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소극적인 지원업무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백 팀장은 쏟아지는 센터 관련 의혹 보도에 대응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태국 공무원들이 경기센터의 역할과 스타트업들 위한 생태계 등에 대한 소개를 듣고 있는 모습.

이로 인한 피해는 스타트업이 받는다. 탄핵 정국이 고조된 올해 초 사례는 그런 정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 스타트업이 독일 업체의 연락을 받고 현지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센터의 지원을 요청했는데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다.

보통 센터는 스타트업이 요청할 경우 항공비, 현지 체류비 등을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 미리 현지 투자자, 고객사들과의 미팅도 잡아 스타트업들은 또 다른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은 제때 지원 여부에 대한 결정을 받지 못해 자비로 독일에 갈 수밖에 없었다.

백 팀장은 "해외 유명 스타트업 육성기관(엑셀러레이터) 한 팀을 국내에 초청하기 위해 두 달 넘게 이메일을 보내고, 3000명 넘는 외신 기자에게 우리나라 스타트업을 알리기 위해 전념해도 될까 말까"라며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10개 할 수 있는 일도 5개밖에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의 지원을 받았던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런 처지를 안타까워한다.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하고 센터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다.

이재열 버츄어라이브 대표는 "구글, 페이스북이 스타트업 지원 및 육성에 적극적인 이유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대기업에서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스타트업 육성은 정권과 관련 없이 진행되어야 하며, 특히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버려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제 센터 직원들이 전문가가 됐는데 창조경제라는 이름 때문에 이를 없애기에는 너무 아깝다"라며 "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 하나의 기관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일관성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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