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방중 이틀째인 19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현안에 관한 양국 고위급 소통을 이어 갔다.
이 특사는 이날 오전 8시30분 인민대회당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 데 이어 10시께 시 주석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양국 갈등을 잘 처리하자고 당부했다.
앞서 양 국무위원은 이 특사에게 "이번 중국 방문은 중한 간 소통의 중요한 일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공동 관심사에 대해 한국 측과 계속 의견을 교환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특사는 "한중 관계가 지금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인데 이번에 가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기를 문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사드 해법을 놓고 한중 양국이 아직은 '동상이몽' 상황이지만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 특사에게 "사드 배치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한국 신 정부가 중국의 우려사항을 존중해 조치를 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특사는 "우리 신 정부는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해 상호 이해를 제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 이 특사는 취재진과 만나 "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하는 대신 필요성을 강조하라는 문 대통령의 훈령에 따라 이른 시일 내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앞서 문 대통령과의 취임 축하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초청한 바 있다.
사드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불과 일주일 새 화해 분위기로 전환하면서 민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문 대통령 팬클럽이 연일 화제다. 지난 3월19일 개설된 이 계정은 이날 현재 가입자 수가 5만5400명에 이른다. 구체적인 운영 주체는 불명확하다. 운영자는 지난 10일 문 대통령 당선 소식과 함께 중한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양국 네티즌의 상호 이해를 돕기 위해 계정을 개설했다고만 밝혔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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