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너무 빠르다"…탈권위 행보 퇴색될까 우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청와대가 거제시의 문재인 대통령 생가 복원 추진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 열흘도 안 된 상황에서 생가 복원을 추진하는 것이 자칫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 행보를 퇴색시킬 수 있어서다. 역대 대통령들은 퇴임 이후에나 생가를 복원했다.
문 대통령은 경남 거제에서 1953년 태어났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생가가 위치한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하루에만 2000여명이 찾았고 평일에는 평균 2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생가는 동향인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와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거제시는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생가를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거제시는 김 전 대통령의 생가도 복원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대통령 생가 복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청와대는 생가 복원 시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 지자체는 역대 대통령 생가를 복원하고 잘 꾸며서 관광지로 삼으려고 하는데 지자체 권한이어서 청와대가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현직 대통령이고 출범한지 며칠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제시발 보도를 접한 입장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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