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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한 달, 특검이 직면한 '3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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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뒤집히는 진술, 핵심증인 연이은 불출석, 결정적 '한 방' 없이 섣부른 단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한 달 넘게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특검 측의 '한 방'이 보이지 않고 있다.

4월7일 1차 공판부터 지난 12일 13차 공판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검의 논리를 뒷받침할 것으로 여겨지던 증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진술을 뒤집는 사례도 발견됐다.
또 의혹을 풀어줘야 할 핵심 증인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법정에 불출석하면서 특검의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재판 한 달, 특검이 직면한 '3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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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진술조서와 법정진술 달라져=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제13차 공판에서 특검 측은 증인으로 출석한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감독을 상대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들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박 전 감독은 마사회에서 감독 겸 선수 자격으로 독일 현지에 파견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훈련을 지원한 인물이다.
박 전 감독은 특검에서 "(삼성이)정유라만 지원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구색을 맞추기' 위해 다른 사람을 지원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감독은 법정에서 "(구색 맞추기라는)말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삼성이)구색을 맞추기 위해 그 많은 비용을 들여 선수들을 지원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특검 측은 "삼성이 왜 지원하게 됐는지 증인 생각을 물어보니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다. 삼성은 특혜지원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박 전 감독은 "중간에서 최순실이 장난을 치면서 삼성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삼성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삼성이 의도를 갖고 특혜지원을 한 것인지, 최씨의 강요에 따라 끌려간 것인지는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다.

◆출석 머뭇거리는 핵심 증인= 재판부는 지난 11일 박 전 전무를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출석했다.

박 전 전무에게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아 증인소환의 법적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 박 전 전무가 앞으로 증인으로 출석할지, 그의 현재 소재는 어디인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2일에는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불출석하면서 증인 심문이 무산됐다. 재판부는 "갑자기 병원에 가서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메모가 왔다"고 밝혔다.

핵심 증인들의 출석이 연이어 무산되면서 이 부회장 사건을 둘러싼 재판은 애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박원오 증인도, 김종찬 증인도 사건 수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증인이라고 사료된다. 추후에 늦지 않은 기일에 심리가 이뤄지도록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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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 논란, 논리적 비약= 특검 측은 영장 재청구 과정을 거쳐 지난 2월17일 이 부회장을 구속했지만 영장 발부와 혐의 입증은 별개의 문제라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여론 재판을 통해 유죄를 단정하는 흐름도 형성됐지만 정작 재판에서는 이를 입증할 한 방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특검이 정황과 추측을 통해 사건을 끌고 가고 있다는 의구심마저 생겨나고 있다.

특검은 박 전 감독에게 "증인 지원은 정유라 지원의 은폐를 위한 들러리 지원인데 이런 제안을 승낙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박 전 감독은 "저는 들러리로 생각하지 않았다. 삼성이 지원해주면 장애물 팀을 맡아서 도쿄올림픽까지 가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특검 측의 주장과 박 전 감독의 주장은 달랐다. 하지만 특검 측은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 실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1인 지원이 목적이었고, 박재홍 승마지원도 들러리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단정했다.

이에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삼성은 다른 선수를 지원하려고 했고, 선수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고, 다만 최순실 방해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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