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캐나다 외한보유고 합 보다 많아
테슬라+넥플릭스 인수도 가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애플의 현금보유고가 2500억 달러(285조1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이 거액의 M&A에 나설지 주주들에게 고액 배당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WSJ는 부채를 계산하지 않은 현금보유액은 월마트의 시장가치와 프록터앤갬블(P&G)를 상회한다며 영국과 캐나다의 외환보유액을 합친 금액보다도 크다고 분석했다. 880만달러의 주주 보상액을 제외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현금보유액보다 많다.
애플의 현금 증가세는 가속도가 붙었다. 애플의 현금보유고는 지난 4.5년간 두 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3개월 동안에는 시간당 360만달러씩 늘었다.
애플도 대다수의 미국 대기업들과 같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해 막대한 법인세 징수를 피하기 위해 현금의 대부분을 국외로 돌려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총 현금 2406억9000만달러 현금, 현금등가물, 유가증권 등의 93%가 해외 어딘가로 흩어져 있다.
트럼프 정부는 기업들이 해외로 빼돌린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오기 위한 '세제휴일'제를 제안했으며 법인세율도 35%에서 15%로 낮추는 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애플의 CEO인 팀쿡과 CFO인 루카 마에스트리는 미 세제 개편안에 따라 애플이 미국에 현금을 들여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WSJ는 애플이 테슬라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15년 한 투자자는 팀 쿡 CEO에게 약 510억 달러의 테슬라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답하지 못했다. 애플은 현재 자기주행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기업도 애플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의 가치는 610억 달러 정도다.
윈드워드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니콜라스 "애플은 두 기업을 다 사거나 두 기업이 갖고 있는 것을 만들 수 있다"며 애플이 필요한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해당 기업이 갖고 있는 시장 지배력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애플은 1년에 15~20개의 작은 기업을 인수할 뿐 대규모 합병을 성사시킨 적이 없다.
또한 애플은 막대한 현금을 주주들에게 뿌릴 수도 있다. 팀 쿡 CEO는 2012년부터 배당과 주식환매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2000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이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 많이 판매하는 것이 주주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관점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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