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해양·한진중공업은 여전히 수주 0건…시한부 생존 위기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이 1년5개월 만에 수주를 따냈다. 29일 STX조선해양은 이번주 2곳의 국내 선사로부터 탱커 4척(옵션 1척 포함)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5년 11월 이후 수주절벽에 가로막혀 수주가 없었던 STX조선해양은 약 17개월 만에 기다리던 수주의 물꼬를 트게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이 수주 소식을 전하고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까지 흑자로 돌아서고 있지만 조선업계에 희소식도 여기까지일 뿐"이라며 "무관심 속에 고사 직전 위기에 처해있는 중소조선사들도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 통영에 조선소를 둔 성동조선해양은 4월 현재 16척의 수주잔량만 남겨놓고 있다. 오는 10월 말 크로아티아 선주사에 11만3000t급 유조선을 인도하면 일감은 바닥나고 야드는 텅텅 비게 된다.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는 이미 3개 중 1개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조선사 관리 하에 있는 중형조선사는 수주엔 성공했다. 현대미포조선은 1~3월 사이 11척, 현대삼호중공업은 4척을 수주했다. 그러나 경영환경은 녹록치않다. 현대미포조선은 비용 절감차원에서 노동조합에게 한달 무급 휴직을 제안한 상태다.
수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중견조선사들의 수주액은 3억7000만 달러(약 4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72.2%나 급감했다. 2007년 262억1000만 달러(약 29조6513억원)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98%가 줄었다.
이들 조선사는 중형 탱커와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에선 중국과의 원가 경쟁에 밀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조선사 역시 수주절벽 영향으로 예전엔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았던 작은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는 등 설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과거엔 대형조선사가 큰 일감을 따내고 중소조선사가 든든히 받치는 구조였다면 이젠 이런 생태계가 모두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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