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서비스업 '성장 발목잡나'…"해외서만 돈 쓰고, 中관광객 줄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9%로 3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에 설비투자가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고, 분양 호황으로 건설투자 역시 제 몫을 했다. 단 민간소비 그리고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인한 서비스업의 부진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은 요소로 지목됐다.
1분기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수출과 건설·설비투자로 꼽혔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의 수출과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설비투자로 이어졌다. 작년 4분기에 성장세가 둔화됐던 건설투자도 양호하게 나타났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분기 중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과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8% 포인트로 전환됐고 설비투자도 크게 기여했다"며 "재화수출의 큰 폭 증가로 힘입어 제조업 성장도 커졌다"고 전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 등의 성장세에 힘입어 1.9% 증가했다. 2015년 4분기(2.1%) 이후 5분기 만에 최고치다. 수입 성장률은 4.3%로 2011년 2분기(6.1%) 이후 2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수출의 기여도가 수출보다 더 크게 상승하면서 -0.7%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민간소비는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다. 전기대비 성장률이 0.4%로,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줄었으나 거주자 국외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출국자 수는 651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해외에서의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이 늘면서 2.0% 증가했다. 이는 2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건설업은 주거용, 비주거용 건물건설이 모두 늘면서 4.0% 올랐다.
서비스업의 경우 부동산 및 임대업, 정보통신업 등은 늘었지만,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줄어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 1분기(0%) 이후 32분기 만에 최저치다. 음식ㆍ숙박업이 부진은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이 컸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1분기 약 152만명으로 전년동기(167만명)보다 9.2% 줄었다. 이달 출시된 갤럭시S8의 대기 수요로 휴대폰 구매가 연기되면서 도소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2.3% 성장했다. 이는 작년 1분기(3.0%) 이후 4분기 만에 최고치다.
정 국장은 "큰 위기가 없으면 항상 성장세를 유지하는 만큼 1분기 0.9%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앞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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