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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人]레고 덕후·만화 채널 꿰고있는 '아빠표 장난감'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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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앞둔 대형마트 완구상품 기획자
공주셋 딸 부잣집 가장 VS 주말마다 아이와 장난감 게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5월은 푸르다. 봄은 으레 그렇지만, 어린이날을 품고 있는 5월은 더욱 파릇파릇하다. 동시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고민이 깊어진다. 요새 아이들은 대여섯 살만 돼도 이날의 존재를 안다. 뭔가 받을 수 있는 특별한 하루라는 것을, 며칠 말을 잘 들으면 꿈꾸던 새 장난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잔망스럽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래, 이만큼 컸구나' 하며 지갑을 열게 된다.
그날을 기다리는 것은 어린이들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완구를 판매하는 유통업계도 '대목'을 앞두고 매년 나름의 준비를 한다.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을 섭렵하고, 반응이 좋은 브랜드와 모델의 물량을 넉넉하게 챙겨둔다.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 프로모션을 마련하는 것은 기본이다. 어린이날을 목전에 두고 국내 대표 대형마트에서 완구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두 '아빠'를 만나봤다.

◆'딸 부잣집' 김현진 이마트 완구 바이어= 김현진 이마트 완구 바이어는 '공주 셋'을 모시는 딸 부잣집 가장이다. 2005년 입사한 유통 베테랑이지만 완구를 맡은 지는 이제 2년 차다.
김현진 이마트 완구 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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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국내 대형마트업계 1위 업체지만 완구시장에서는 토이저러스를 운영하는 롯데마트보다 열위에 있던 게 사실.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에 론칭한 '토이킹덤'은 그 대항마 격이다. 스마트 로봇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완구 전문점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다양한 장난감을 선보이는 게 그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그러나 사실 그에게 최고의 장난감은 클래식 완구, 레고다. '옛것이 좋다(old is But Good is)'는 말은 이 시장에서도 통한다. 그는 "레고는 워낙 깊이가 있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 딸에게도 주로 레고 선물을 사준다.
"레고의 특성상 아이들이 네 것, 내 것 없이 마을을 꾸미는 식으로 가지고 놀곤 합니다. 그러나 소유권이 없어 항상 부족해한다는 부작용이 있어요.(웃음) 이게 바로 레고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 바이어가 생각하는 올해의 트렌드는 뭘까. 그는 현재까지는 '터닝메카드'를 대체할 상품은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이마트의 최근 인기 완구 가운데 1~4위 자리를 터닝메카드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베이블레이드, 다이노포스, 다이노코어의 인기가 올라오고 있으며 카봇도 선방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미취학 아동이 없는 집에서는 외계어같이 느껴질 법하지만 전부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완구 바이어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트렌드 예측'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어른들의 예상을 대체로 빗나가기 때문이다. 그는 "잘 팔릴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한데, 생각 못 했던 부분에서 인기가 치솟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들의 취향 포인트를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게임으로 아이들 공부도 시키죠" 이낙원 롯데마트 MD= 이낙원 롯데마트 토이저러스팀 남아완구 총괄상품기획자(CMD)는 완구 영역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0년 이 회사에 입사해 토이저러스 현장 관리, 블록게임 완구, 야외 시즌 완구를 거쳐 남아 완구 총괄 MD를 맡고 있다.
이낙원 롯데마트 토이저러스팀 남아완구 총괄상품기획자(CMD)

이낙원 롯데마트 토이저러스팀 남아완구 총괄상품기획자(C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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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 게임은 이 MD에게 자녀 교육의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열한 살 딸, 아홉 살 아들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주말마다 아들과 '베이블레이드(팽이 장난감) 5점 획득 시합'으로 내기를 한다고. 아빠가 이기면 공부 한 시간, 아들이 이기면 전자게임 한 시간 등의 내기를 하는 것이다.

"얼마 전 내기로 저희 아들은 일곱 시간 동안 공부를 하기도 했죠. 평소에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적다고 느껴지신다면 베이블레이드를 추천해드립니다. 아이들의 공부까지 시킬 수 있어요. 단 아이들보다 베이블레이드를 잘해야 합니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승용 완구를 좋아해서 킥보드, 전동바이크, 인라인을 모두 구비해놨습니다. 덕분에 아내에게 종종 구박을 받지만요."

완구업계에 오래 머무른 베테랑이지만 이 시장은 꽤 까다롭다. 트렌드가 급변하고, 시기를 잘 맞추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는 다이노코어2, 파워레인저 브레이브, 터닝메카드W, 베이블레이드 등의 인기를 점쳤다. 이와 함께 '키덜트'로 불리는 어른들을 위한 컬렉션 상품시장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완구는 트렌드와 비교해 너무 빨라도, 또 늦어도 선택받기가 어려워요. 시기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죠. 애니메이션의 인기와 연동되기 때문에 항상 TV 만화 채널의 편성표도 줄줄이 꿰고 있어야 합니다. 힘들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행복해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때면 보람을 느끼죠. 완구는 이제 단순한 놀잇감이 아니라 아이들이 신체적, 지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됐으니까요."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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