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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정이 만난 사람]인구 보면 미래 보여…韓, 日보다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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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인구학 박사'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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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각자도생'이 아닌 '공존'의 삶을 위해 인구학적 관점에서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국내 1호 인구학 박사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45·사진)는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일본보다 암울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지난해 저서 '정해진 미래'를 출간한 이후 조 교수는 금융투자업계, 유통계 등 기업체로부터 각종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간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커 온 상당수 기업들이 인구절벽에 직면하자 뒤늦게 기업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위해 조언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인구학은 사람이 태어나고 이동하고 사망하는 것, 한 마디로 '사람 세는 것'을 다루는 학문이에요. 이렇게 말하면 따분해 보이지만 숫자를 제대로 세고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는 작업은 국가의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조 교수는 본인 자신이 인구구조의 변화 덕분에 혜택을 입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웃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인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조 교수는 31세 젊은 나이에 큰 어려움 없이 서울대 교수에 임용됐다. "제가 대학원을 졸업할 때 해당 분야 교수들의 무더기 은퇴가 있어 박사과정 졸업 전 이미 미국 유타주립대 조교수에 내정됐어요. 서울대 교수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에서 인구학 박사를 딴 한국인이 10년동안 혼자였기 때문이죠."
인구학적 구조의 수혜를 본 조 교수는 두 딸 교육에도 이를 접목하고 있다. 당장 사교육부터 끊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난 2002년의 출생 인구는 49만명으로 2000년(63만명)에 비해 갑자기 14만명이 줄어듭니다. 학령인구가 줄면 대입 경쟁률이 떨어지는데 사교육에 목멜 필요가 없다는 얘깁니다."

대신 그는 현재 중학교 3학년인 큰 딸에게는 베트남어를,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 딸에게는 농고 진학을 강권하고 있다. 자신을 '굉장히 현실적인 아빠'라고 소개한 그는 "남들이 다 가는 길보다 희소성 있는 분야를 찾는다면 보다 쉽게 길을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연구 안식년을 보낸 그는 이 기간 베트남 정부의 인구정책 자문을 맡으면서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다. 그 자신도 매일 아침 베트남어를 '열공'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인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연금제도 개혁도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저출산으로 젊은이들이 적어져 대학이 어려워지고, 고령화로 연금 수령자가 많아지는 현상은 내 노후를 의지해야 할 사학연금에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결국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이 통합되고 이는 조세제도의 개혁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큰 손'으로 작용하는 연기금도 옛 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표 밭을 의식한 선심성 공약만 난무하는 현상을 꼬집었다. 그는 "향후 연금제도가 많이 내고 조금 받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데 지금처럼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는 미래가 없다"며 "세금을 피하기 위해 상류층은 자녀들을 해외에 보내고 중산층 이하의 자녀들이 상류층의 노후를 위한 세금을 짊어져야 하는 불공정한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국가가 앞장서 인구학적 관점으로 향후 10년을 대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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