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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스티커, 세월호 유가족에 기부된다? 과도한 상술 도마

최종수정 2017.04.21 11:23 기사입력 2017.04.21 11:23

세월호에 기부한다는 담뱃갑 '매너라벨'
"도네이션 마케팅" 업체 주장에 "판매 위한 상술일 뿐" 싸늘한 시선

▲현재 시행중인 담배갑 흡연 경고그림(자료=기획재정부)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돈도 벌고 기부도 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사업이었습니다. 좋은 취지였는데…."

'기부마케팅'을 내세워 담뱃갑 경고(혐오)그림을 가리는 스티커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S사의 K 대표는 21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취지는 선의였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S사는 자사 쇼핑몰과 네이버쇼핑, 11번가 등을 통해 스티커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주요 상품은 담뱃갑의 경고그림을 가릴 수 있는 스티커인 이른바 '매너라벨(담배스티커)'이다.

최근 담뱃갑 규격에 맞춰 흡연 경고그림을 가릴 수 있는 스티커 출시ㆍ판매가 봇물을 이루면서 상표권 도용과 이미지 무단 사용, 담배 판촉 행위로 인한 정부 금연정책 역행 등 논란이 뜨겁다.

특히 S사의 경우 기부를 판매전략으로 내세운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부 캠페인과 함께하는'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구매를 하면 기부가 되는 '도네이션(기부) 마케팅'을 소비자들에게 강조해 판매를 독려했기 때문이다.
S사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뱃갑 스티커 제품.

현재 자사 쇼핑몰 홈페이지에는 유니세프를 비롯해 '빈곤사각지대 여학생들, 첫생리대 지원금 후원(장당 10원 후원)'과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후원, 세월호3주기추모프로젝트' 등이 전면에 게시된 상태.

스티커는 '금연과 기부를 동시에'라는 제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반용 미디엄 금연담배스티커가 1000장에 3만원이다. '빈곤 사각지대 소외계층과 소중히 나눠 쓰겠습니다. 후원에 감사합니다'라는 글도 눈에 띈다.

선의로 시작했다는 K대표의 주장과 달리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까지 상술의 도구로 쓴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는 "혐오그림을 가리는 스티커를 상업적으로 팔면서 세월호 유가족을 돕는다고 내세운 것은 과도한 상술 마케팅"이라면서 "사업 자체가 정부 금연정책과 역행하는 것인데 마치 후원금 모금처럼 미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 역시 "기부금이 정확하게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는지 공개되지도 않았다"며 "흡연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416기억저장소 후원스티커'라고 불리는데, 세월호 유가족을 진심으로 생각해봤다면 이런 마케팅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도 '국민정서법'상 유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K 대표는 "사업을 3월부터 시작해 한달 정산을 한 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유니세프, 세월호 유가족에게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업 초기라 매출이 미미해서 기부 금액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윤리 규정 때문에 기부 관련 증빙을 요구한 11번가에는 서류도 제출했다"면서 "쇼핑몰 홈페이지에 이와 관련해서 공개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S사는 유니세프 등으로부터 상표권 도용 관련해 경고를 받아 관련 게시물들을 내리고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세월호 관련한 스티커 제작도 중단했다. K 대표는 "관련 제품 게시물을 모두 삭제한 상태"라면서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사업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매너라벨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측도 담배스티커를 규제할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여서 대응책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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