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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랜스 논란]"너무 무거운 약값, 무릎 꿇게 만든다"

최종수정 2017.04.22 13:38 기사입력 2017.04.21 09:03

구구절절 마음 아픈 사연들 쏟아지다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약 '입랜스' 논란이 뜨겁다. 한 알에 21만 원, 한 달에 500만~550만 원의 약값이 필요하다.

입랜스를 만들고 있는 한국화이자는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화이자가 입랜스에 대해 '급여 결정 신청'을 했음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별다른 설명 없이 '급여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방암 환자들의 절절한 호소가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입랜스 논란'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 지를 함께 고민해 본다.[편집자 주]



한 알에 21만 원, 한 달에 500만~550만 원의 약값이 들어가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 치료제인 입랜스(Ibrance, 성분명 팔보시클립)를 두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화이자가 만든 입랜스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인 신약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른바 '미친 약값'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경제적 이유로 선뜻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사람을 살려야 할 약이 오히려 환자를 죽이고 있는 셈이다. 한국화이자는 입랜스 가격을 인하하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지난해 9월 '급여결정 신청'을 한 입랜스에 대해 무엇 때문인지 여전히 급여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있다.

최근 본지를 통해 여러 차례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관련 이들의 메일이 폭증하고 있다. 구구절절 슬픈 사연만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 준다. 백 모씨는 "너무 무거운 약값이 무릎 꿇게 만든다"며 지금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설명했다.
◆"재발과 전이 공포 속에 산다"=이 모씨의 사연이다. 이 씨는 "지난해 (유방암을) 진단받고 끔찍한 악몽 같은 항암치료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재발과 전이의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입랜스 같은 좋은 약을 사용할 수 있다면 좀 더 편안한 맘으로 지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소망을 전했다.

◆"제가 나중에 먹게 될 약이지 않을까요"=남 모씨는 메일을 통해 "얼마 전 유방암 판정을 받은 사람"이라며 "어쩌다보니 결혼기념일이 수술 전 날이라 결혼기념일에 입원하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보내왔다.

남 씨는 "입랜스에 대해 아무 지식이 없었는데 기사 읽으며 제가 나중에 먹게 될 약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다"며 "가격 인하는 물론 급여화로 관련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국화이자
◆"너무 무거운 약값, 무릎 꿇게 만든다"=자신이 유방암 진단받았을 때 아이가 겨우 5살이었다고 밝힌 백 모씨는 "진단을 받은 후 머릿속은 온통 아들 생각뿐이었다"며 "남겨두고 가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고 사연을 적었다.

백 씨는 "진통제에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타이레놀 한 알 사용하지 못한 채 11시간의 긴 수술과 회복, 8차례의 항암 치료도 죽을 만큼 힘들었다"며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만이라도 옆에 있어주길 바라며 버텼다"고 그동안의 투병 생활을 전했다.

무엇보다 재발과 전이에 대한 두려움은 늘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백 씨는 "다행히 효과가 좋은 신약이 개발됐는데 보통 사람인 우리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약값이었고 우리를 무릎 꿇게 만들고 만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백 씨는 "암은 이제 만성질환이고 관리만 잘하면 죽는 날까지 떨쳐 버릴 수는 없는데 그냥 묵묵히 친구처럼 동행이 가능한 그런 녀석인 듯 하다"며 "집안에 암환자 없는 사람이라면 공감하지 못하겠는데 약이 있어도 돈 때문에 죽어가야 하는 그 마음은 표현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치료 포기하고 싶지 않다"=손 모씨와 정 모씨는 급여화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씨는 "저는 전이를 피해갈 줄 알았다"며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고 입랜스가 조속히 급여화 돼 치료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정 씨는 "유방암 환자로 허셉틴 지료 중"이라고 밝히면서 "입랜스가 아직 필요하지는 않은데 항상 재발 전이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입랜스 등 급여화 되지 않은 약들이 급여화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환우단체 "가격인하와 급여화 빨리 이뤄져야"=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우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올해 400명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인 'Hormone Positive Breast Cancer Forum, Korea(이하 환우단체)'는 입랜스 논란을 두고 두 가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환우단체는 "한국화이자는 빠른 시일 안에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해 입랜스 환자에게 의미 있는 금액의 약제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또한 한국화이자와 심평원은 입랜스 급여화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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