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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한국GM노조가 볼트 완판에 뿔난 이유

최종수정 2017.04.20 04:03 기사입력 2017.04.19 12:00

이경호 산업부 차장
한국GM노동조합이 제임스 김 사장에게 뿔났다. 김 사장이 쉐보레 전기차 볼트EV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이유다.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달 부평 엔진공장에 생산물량이 없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한다. 김 사장은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와 서울모터쇼 등 외부행사를 통해 볼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노조로서는 엔진공장은 물량이 없어 공장에 불이 꺼져가고 있는데 사장은 엔진이 필요없는 전기차를 홍보하고 다니니 노조 표현대로라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달말 출시예정인 볼트EV는 순수전기차로 미국에서 수입된다. 엔진이 필요없고 모터로만 간다. 한 번 충전에 서울-부산 거리인 383km를 간다. 올해 배정된 초도물량 400대가 완판됐다. 김 사장은 내년에는 볼트EV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하겠다고 했다.

노조가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 노조는 현재 군산과 부평공장이 일손을 놓고 있다고 주장한다. 올뉴크루즈는 한국GM이 주도적으로 개발해 군산공장에서 생산하지만 초기 시장진입에 실패했다는 게 내부평가다. 캡티바 이후 후속모델 생산에 대해 본사의 확약도 아직이다. 2015년 9월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임팔라도 미국에서 수입했다. 최근에는 판매가 부진한 상태다. 모기업인 GM의 오펠 매각이 완료되면 오펠에 쉐보레를 공급했던 한국GM의 일감은 더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다. 일감이 줄면 매출과 이익이 줄고 임금도 줄 수 밖에 없다. 더 큰 걱정은 고용불안이다.

현대차노조는 전기차 생산확대와 자동화설비 도입추세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사측에 고용보장합의서를 체결하자고 요구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생산직은 2만5000명가량이다. 사내ㆍ외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6만명을 넘는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유지비가 싸고 부품수가 40% 수준에 불과하다. 엔진이 필요없으니 미션오일, 연료필터 등을 교체할 필요 없다.

생산공정에 자동화로봇의 도입이 더욱 늘어난다면 자동차공장은 장차 무인(無人)공장으로 변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인 독일에서는 노동조합이 주도해서 4차 산업혁명 논의 초기부터 근로자 입장을 대변ㆍ반영하고 있다. 독일 노조는 ▲ 사람과 기계의 협력 방식은 근로자의 복지와 기업의 혁신 능력에 기여해야 한다 ▲ 근로자가 쉽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 직업교육과 전문성 제고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등 3가지 기본원칙을 합의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최근 현대차 노조 출신의 윤종오 무소속 국회의원과 의원과 함께 김철홍 인천대학교 교수팀에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산업'에 관한 연구용역을 맡겼다고한다. 4차 산업혁명은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아직 시간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기업에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해서도 안되지만 노동계 역시 고용보장합의서 체결 같은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돼선 안된다.


이경호 산업부 차장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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