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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변화와 변환, 그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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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변화와 변환, 그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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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대선, 그리고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변화(change)와 변환(transform)이란 단어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린다. 대선 후보들이 외치는 4차 산업혁명과 변화, 산업계에서 4차 산업혁명과 유사한 의미로 통용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최근의 화두이기 때문인 듯하다.

필자는 그 동안 변화를 변환보다 작은 개념이라고 잘 못 알고 있었다. 아마도 변화라는 단어가 마치 혁신과 같이 흔하고 가볍게 쓰여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나보다. 사전 등을 검색해 보니 변화는 대상을 획기적으로 다르게 만든다는 의미며, 변환은 변화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변환 과정을 거쳐야 변화가 완성되며, 제대로 된 변환 과정이 없다면 변화는 그저 기존 구성요소들을 재배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과 자원을 낭비하고, 그만큼 경쟁상대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변환 과정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고, 정해진 시간 내에 월등해 보이는 수치로 설정한 정량적 목표에 더욱 관심이 있는 듯하다. 변환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급진적으로 개선된 변화만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면밀한 분석 없이 달성 가능성이 낮은 변화의 목표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현실은 목표와 현실사이의 괴리를 더욱 크게 만들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정책 추진의 혼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공약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공약이 중요한 이유는 차기정부 국정과제분야별 정책으로 연결되어 정부 운영의 핵심과제로 추진되는 변화의 핵심가치이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 관점에서 보면 정책 설계와 목표 설정, 그리고 실행 수단 선택이 변환의 과정이다.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통한 경제 활성화 전략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관점에서 보면 기술발전과 확산 속도는 빨라지고 기술경쟁은 심화되어 미래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 아디다스, 아마존, 스타벅스, 인텔, 필립스 등 수많은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고, 그 핵심은 고객, 즉 사람이다. 새로운 기술들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편의성 등을 전달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것이 변환의 핵심이자 변화의 성공포인트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고 생존하겠다는 전략이다.
▲차두원 연구위원

▲차두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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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 마찬가지다. 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사람, 즉 국민이다.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일본의 소사이어티 5.0과 부업과 겸직 허용,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시간외 노동 규제, 재택근무 지침 마련 등을 통한 노동개혁,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전략 등은 국민 중심의 전략이다. 저출산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파격적 제도개선과 디지털 기술들을 활용해 대응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 국가의 지속적 발전이 가능한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대표적으로 실패한 정책인 저출산 고령화, 답 없는 청년 취업,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시스템, 양극화 심화 등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적체되어 있다. 더구나 최근 부상하는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과 인공지능 등은 산업구조 재편뿐만 아니라, 인간의 일하는 방식과 삶의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어 그 여파가 크다. 과학기술과 산업, 일자리, 노동, 교육 등은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 분야일 뿐만 아니라 상관관계도 매우 높아져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2016년 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술을 채택하는 민첩성은 28위로 2012년 18위에서 계속하락하고 있고, OECD 국가 가운데 성인학습의지는 꼴찌, 노동 유연성은 139개국 가운데 83위다. 더군다나 우버 등 새로운 서비스 혁신에 대한 저항은 어느 나라보다 크다. 세계 최고의 기술 테스트베드였던 우리나라가 언제부터인가 혁신을 접하기 힘든 나라가 되어 버렸다. 앞으로 어떤 직업이 유망하고 자동화에 덜 민감한지, 이들이 인간의 일자리를 얼마나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최우선으로 정부는 관련 정책 수립 과정에서 국민 개개인이 기술발전과 시대 흐름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새롭게 변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행복하고 국가의 지속가능성가 가능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2016년 12월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보고서인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경제(Artificial Intelligence, Automation, and Economy)' 내용 가운데 "변환은 항상 안락한 것만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공공정책이 뒷받침해준다면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변환의 과정은 고되고 힘들지만, 효과적 변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단 의미라고 생각된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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