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서 저는 토토 다음이에요. 토토가 저만 보고 짖고 보란듯이 안 하던 배변 실수도 해요. 개는 서열이 중요하다던데, 처음 왔을 때 토토한테 얕보인 게 틀림없어요."
개를 서열의 동물로 정의하게 된 것은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바로 늑대 연구입니다. 당시 진행된 연구에선 인공사육지에 늑대를 가두고 관찰했습니다. 한정된 먹이를 쟁취하고 번식을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관찰한 연구자는 이 과정에서 늑대가 한 번 인지한 서열을 쉽게 바꾸지 않고 이 서열을 바탕으로 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이 연구는 반려견 가정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손쉬운 훈련의 이론적 근거가 됩니다. 개와 늑대가 유사한 유전자를 가졌다는 이유로 늑대는 야생에서, 개는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는 점을 간과한 채 말이죠. 신문지를 돌돌 말아쥐고 콧잔등을 때려라, "안돼!"라고 단호하게 외쳐라 등 '혼내기'가 반려견 훈련이 된 이유죠. 결과적으로 이러한 혼내기는 우리집 '트러블메이커'의 개과천선을 돕지 못합니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 박태진 수의사/
박태진 수의사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현 농림축산검역본부)을 거쳐 1999년 삼성 에버랜드에 입사했다. 동물을 좋아하고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박 수의사는 입사 후 10년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맹인 안내견 훈련을 담당했다. 현재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운영 전반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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