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행정장관 선거가 열린 가운데 유일한 여성 후보인 캐리 람(오른쪽 첫번째) 전 재정사장이 제5대 행정장관에 선출됐다.[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홍콩=김혜원 기자] 이변은 없었다. 홍콩 반환 20주년에 열린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앞으로 5년 동안 홍콩 특별행정구를 이끌 5대 수반(首班)에 캐리 람(59·여) 전 정무사장이 낙점됐다. 홍콩의 첫 여성 행정장관 탄생이다.
26일(현지시간)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행정장관 선거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캐리 람은 이날 1194명의 선거위원이 참여한 투표에서 과반(601)이 넘는 777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 경쟁자인 존 창 후보는 365표를 얻었고, 또 다른 후보인 우궉힝(70) 전 고등법원 판사는 21표에 그쳤다.
이번 홍콩장관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중국 정부의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캐리 람에 대한 판세를 존 창이 뒤집을 지 여부였다. 존 창은 투표권이 없는 홍콩 시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으나 미국에서 성장한 친미(親美) 이미지 탓에 중국 지도자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중국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반면 대표적인 친중(親中)파인 캐리 람은 38년 이상 공직에 헌신한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한 때 홍콩 시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우산혁명' 당시 강경한 태도로 맞서면서 홍콩인에게는 반감을 샀고 중국 정부에는 점수를 따 행정수반 자리까지 꿰차게 됐다.
우산혁명 이후 홍콩의 민주화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친중파 캐리 람이 예상대로 홍콩 행정수반에 오르면서 향후 두 갈래로 나뉜 민심의 갈등 봉합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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