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추모제를 시작한지는 벌써 18년 정도 됐다. 그걸 해서 내가 특별히 잘 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선조의 얼을 위로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매년 가슴이 찡하다”
도예가 최웅택(62)은 임진왜란으로 이 땅을 강제로 떠나야 했던 선조 도공들의 떠도는 영혼을 기리기 위해 매년 10월, 일본 히라도와 웅천 보배산을 오가며 추모제를 지낸다. 사비를 들여 하는 일이지만, 정성을 빼놓지 않는다.
이도다완은 16세기말,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헌상돼 유명해졌다. 과감하면서도 투박한 외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비파색의 부드러운 색상과 자연스러운 손 물레자국이 인상적이다. 유약의 자연스러운 흘러내림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차 사발 발굽에 유약이 흘러내려 방울방울 매화피(그릇 말굽의 볼록한 받침대)가 맺힌다.
기계가 아닌 발로 물레질을 해 성형을 마친 차 사발에 유약을 입혀 1200도가 넘는 장작 가마 속에서 꼬박 이틀을 굽는다. 하지만 1000여 점 가운데 작품으로 남는 것은 단, 10여 점에 불과하다.
최웅택의 개인전은 23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오랜 시간 최 작가가 수집한 일본 국보급에 해당하는 이도다완 10여 점을 일반에 첫 공개한다. 이와 함께 작가의 다완 작품 30여 점과, 비파색 항아리 일곱 점도 전시한다.
한편, 전시 기간 중 매주 목, 토요일에는 최웅택의 이도다완에 초록색 말차를 풀어 4월에 핀 벚꽃 잎을 올린 차 시음회가 열릴 예정이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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