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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문재인 대세론예? 누가 그라는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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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당선 가능성 '의문'…洪 호감↑
바른정당 '배신'·국민의당 '무관심'
"다 영남 출신…누가 되든 상관 없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세론예? 누가 그라는교? 저는 잘 모르겠습니더."

22일 오전 부산 초량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묻자 망설임 없이 이 같이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60여년 동안 살았다는 그는 "아직 대진표도 안 나왔는데 무신 대세론을 얘기합니까"라면서 "문재인 씨가 부산 사람이지만, 여서 그 사람 찍어줄기라는 사람 많지 않습니더"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앞선다. 부산에서도 마찬가지다. 문 후보 스스로 이를 '대세론'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문 후보가 국회의원을 지내고 변호사 생활을 한 부산 밑바닥 민심에선 온도차가 느껴졌다. 문 후보가 박근혜 정부의 실정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당선 가능성은 비관적으로 보는 점이 특이했다.

문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20~30대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부산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현재 문 후보를 대적할 만한 후보가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민주당 대표 시절 리더십이나, 현재 당 경선에서 드러난 네거티브 논란 등을 보면 어려운 정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씨가 됐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겠나"라면서 "대통령 비서실장, 당 대표 등 정치 경험도 많으니 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안희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산역에서 해운대로 향하는 택시에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택시기사는 "(문 후보는) 자꾸 말을 바꿔서 신뢰가 안 간다"며 "안희정 씨는 충청남도라는 작은 정부를 운영해봤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 거 같고 말이 일관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 시민들이 안 후보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건 대연정, 통합 등 중도 이미지가 강점으로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투표권이 주어진 이후 보수정당만 찍어 왔다는 한 주부는 안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그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자유한국당은 혼이 좀 나야 한다"며 "안희정 씨가 되면 그나마 좀 안 낫겠습니까"라고 말했다.

한국당 지지자들은 뚜렷한 대선 후보가 없는 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속내를 감추는 듯했다. 국제시장에서 만난 조모씨(48)는 "그나마 홍준표 씨가 경선에 뛰어들면서 (한국당에) 활기가 돈다"며 "진주의료원 사태 해결하는 거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말하는 걸 보면 보수 민심을 대변하는 거 같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온 바른정당은 여전히 '배신자' 이미지가 강했다. 지난 21일 부산여객터미널에서 열린 바른정당의 영남권 정책토론회의 뜨거운 분위기와는 판이했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사람이 어려울 때 의리를 지켜야지"라면서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바른정당은 결국 한국당과 합쳐질 정당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부산역 인근에서 만난 김모씨(50)는 "부산도 이제 여당의 텃밭이 아니다"며 "작년 총선 때 5명이나 (민주당) 당선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보수라고 하는데 솔직히 바른정당에 크게 관심이 없다"며 "한국당이랑 합쳐야지 안 그럼 (민주당에) 상대가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선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자갈치시장 입구에서 만난 정모씨(67·여)는 "안철수 씨가 부산 출신이라고 하는데, 별로 그런 동질감 같은걸 못 느끼겠다"며 "부산을 위해 뭘 한 게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씨나 안철수 씨나 유승민 씨나 다 이쪽(영남)이니 뭐 누가 되든 상관 없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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